코로나19 종식 시점이 관건…장기화 땐 금·채권, 빠르게 진정되면 주식·원자재 유망
코로나19 사태가 자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의 한 장내 트레이더가 거래를 마감하며 눈을 비비고 있는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비관론과 긍정론을 가르는 잣대는?
비관론 논리는 이렇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와 지출은 물론 생산과 투자위축이 불가피하고, 이는 다시 기업들의 실적악화와 가계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저금리에 힘입어 차입을 늘렸던 곳의 빚 부담이 커지게 되고 금융권의 연체율 상승과 자산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긍정론은 코로나19의 이른 종식을 근거로 한다. 코로나19의 전염성이 강하지만 치사율이 낮고, 세계 경제에서 비중이 큰 선진국을 중심으로 방역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진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배경이다. 여전히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하고, 각국의 경기부양책까지 나오면 반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는 이번 사태로 타격이 큰 내수와 서비스 업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주목한다.
#시나리오별 각기 다른 투자 유망자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투자 유망자산은 금과 채권이다. 온스당 1600달러를 가볍게 넘어선 금값은 최고 1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로 미국 국채도 2016년 저점을 지나 더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상당하다. 우리나라 국고채는 선진시장에서 가장 금리수준이 높아 최근 외국인들의 순투자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월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확인되면 4월에는 결국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DB금융투자는 최근 3월 자산 전략을 제언하면서 “코로나19는 관리 가능한 위험이라기보다는 측정 불가능한 불확실성의 영역에 가깝다”면서 “혹시라도 모를 위험에 대비한 피난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국 등 그동안 많이 올랐던 해외주식에 투자했던 이들이 차익실현 욕구를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상황이 진정된다면 주식과 원자재가 유망하다. 주식의 경우 중국발 생산 차질 피해가 컸던 반도체와 전기전자, 자동차의 반등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관측이다. 원자재도 중국의 수요 감소 우려로 급락했지만, 감산과 함께 수요 회복이 겹치면 그동안의 낙폭 상당 부분이 만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 곽헌수 연구원은 “견조한 미국 경기와 확진자 수 증가세가 한풀 꺾인 중국 상황 고려 시 최악을 가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이번 사태가 1분기 이내 종료 분위기 형성되면 코스피는 2000~2400, 1분기를 넘어 장기화되면 1900~2250이 예상되는 만큼 어떤 경우에든 2100 이하에서는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보다 멀리 내다본다면 ESG
좀 더 긴 호흡의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잇단 전염병 발병과, 국가 시스템의 허점으로 불안감이 커진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더 이상 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중국 관련 자산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다. 대신 올해 초 호주 산불에 이어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부각된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 Society Governance) 관련 투자가 주목받을 것이란 견해다. 이 관점에서 주목하는 분야는 친환경 기술이나 건강·보건 등이다. 21세기 들어 점차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감염병 관련 산업도 주목된다.
한편 최근 미국 씨티그룹은 21세기 주요 감염병 발생 시기 미국 3대 지수 중 하나인 S&P500 지수 등락폭을 분석했다. 2003년 1~3월 사스(SARS)는 -12.8%, 2004년 1~8월 조류 인플루엔자는 -6.9%, 2012년 9월~11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는 -7.3%, 2013년 12월~2014년 2월 에볼라는 -5.8%, 2015년 11월~2016년는 2월 지카(Zika) -12.9% 등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