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30여 척 동원해 실종자 수색 중이지만 기상 악화로 난항
제주 우도 해상의 한 어선에서 화재가 발생해 타고 있던 선원 8명 중 6명이 실종됐다. 4일 오후 제주해양경찰청에서 이천식 제주해경 경비안전과장이 제주시 우도면 남동쪽 74㎞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 사고에 대해 브리핑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4일 오전 3시 18분쯤 제주 우도 남동쪽 74km 해상에서 서귀포선적 갈치잡이 연승어선 307해양호(29t)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 당시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 3명과 베트남인 5명이 승선 중이었다. 이들 중 선장과 갑판장 등 한국인 2명은 인근에서 조업하다가 화재 소식에 달려온 수복호에 의해 오전 3시 35분쯤 구조됐다. 나머지 승선원 6명은 발견되지 않아 해경이 수색 중이다.
해경과 선장, 갑판장, 인근 어선 구조자 등의 증언에 따르면 307해양호 선원들은 이날 새벽 사고 해역에서 조업을 마친 뒤 취침 중 사고를 당했다. 실종된 6명은 선미(배꼬리)에 위치한 지하 침실에서 자던 중이어서, 화재 당시 미처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선장과 갑판장은 각각 조타실과 선수(뱃머리) 침실에서 자고 있었기에 잠에서 깬 뒤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들은 다른 선원들이 위치한 선미 방향에 있는 기관실 양쪽 출입문에서 심한 연기와 불길이 치솟아 접근하지 못했다고 했다.
해경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어선 전체에 불이 번진 상태였다. 해경은 선원들이 배 안에 있거나 해상으로 탈출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재 진압에 들어갔으나 진화작업 도중인 오전 7시 23분쯤 배가 침몰했다.
해경은 선박 침몰 해역 주변에 함정과 관공선, 민간어선 등 30여 척을 동원하고 항공기도 투입해 실종 선원을 수색 중이다. 그러나 사고 해역에는 2.5~3m의 높은 파도가 일고 바람이 강해 작업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