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공격경영을 선언한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 직원 들과도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
기업의 화두로 ‘윤리경영’을 전파키로 한 사람이 있다. 전경련 기업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금호그룹의 박삼구 회장이다. 박 회장은 최근 전경련 등 재계 모임에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참석해 목소리를 높이는 등 금호그룹의 보수 이미지 탈피에 앞장서 주목을 받고 있다.
고 박정구 선대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권을 물려받은 그는 이달 초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어김없이 윤리경영을 강조했다. 금호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박 회장이 전파하는 윤리경영 실천은 형식적인 것이 아니다. 금호는 총 2천여 개가 넘는 협력업체 중 명절선물을 보낸 1백여 개의 협력업체가 윤리경영 실천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을 정도다. 이는 물론 박 회장의 ‘윤리경영’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확고하기 때문.
그룹 내에서는 그를 두고 ‘두 얼굴의 사나이’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자애로운 측면과 엄하면서 깐깐한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박 회장은 업무처리가 허술한 간부들에 대해서는 면전에서 가차없이 혼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은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셋째아들. 박성용 2대 회장이 큰형이고, 지난해 작고한 고 박정구 3대 회장이 둘째 형이다. 박 회장은 연세대를 졸업한 뒤 지난 67년 삼양타이어(현 금호타이어)에 입사해 첫발을 내디딘 후 ‘금호맨’으로만 35년을 근무했다. 그는 금호실업 전무, LA지사장, (주)금호 부사장 등 금호그룹의 계열사를 두루 거친 뒤 지난 91년부터는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맡았다.
지난 68년 한국합성고무(주)를 직접 설립해 오늘날 금호석유화학의 초석을 다진 것도 박 회장. 이후 박 회장은 지난 99년 한양대 관광학과 겸임교수를 맡았다가, 지난해 바로 윗형인 고 박정구 회장이 타계한 직후 그 뒤를 이어 금호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그룹 회장직에 오른 이후 금호그룹의 보수적 이미지 탈피에 누구보다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이는 박 회장 자신의 행동에서도 읽을 수 있는 부분.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박 회장은 다른 그룹 회장들과 다르게 전용 엘리베이터조차 없앴다고 한다. 평소 직원들과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눈다는 것.
이 같은 이유 때문인지 그는 사내 직원들에게는 자상하고 소탈한 경영자로 통한다. 성격도 마찬가지. 금호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박 회장은 스스로에 대해 점잖은 학자 스타일과 활동적인 보스 스타일의 중간형으로 비유한다고 한다. 그는 지난 73년 한국은행 총재와 재무부 장관을 지낸 고 이정환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의 딸인 경렬씨와 결혼해 세창, 세진 남매를 두고 있다.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