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광주] 이백상 기자 = <속보> 8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이른바 ‘신이내린 마을회관’이 ‘과도한 예산집행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일요신문 2월27일자 온라인판) 광주시가 마을회관 건립비용을 최대 3억원 이하로 제한하는 조례를 추진했던 사실이 드러나 행정의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억원으로 제한하는 조례를 만들고 있으면서도 그보다 5억원이나 많은 8억원을 집행한 탓이다. 그러나 해당 조례는 마을회관 신축공사 발주시점인 지난해 6월 광주시의회에서 전격 심사 보류돼 9일 현재까지 표류하고 있다. 형평성 논란을 우려한 ‘조례안 보류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마을회관지원 ‘조례안 보류’… 오비이락?
실시설계용역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
광주시는 지난해 1월 경기도로부터 배정받은 곤지암읍 A리(14세대 32명 거주‧65세 이상 노인 7명) 마을회관 신축사업비 8억원(경기도특별조정교부금)을 재배정한 지 두 달 만인 3월께 ‘광주시 마을회관 지원에 관한 조례’를 추진했다.
시는 ‘마을회관 신축 등을 위한 보조금 지원은 3억원 이내로 하고 부족예산은 마을회의 자부담으로 한다(제6조 지원한도 등)’는 내용이 담긴 이 조례안을 그해 4월 입법예고를 거쳐 6월 광주시의회 제8대 제269회 행정복지위원회에 상정했다.
마을회관 지으라며 8억원을 배정하기가 무섭게 앞으로는 마을회관 짓는데 3억원 밖에 지원하지 않겠다는 조례를 추진했던 것이다. 아무리 특조금으로 조달된 예산이라 하더라도 마을회관 짓는데 8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과도한 예산집행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시에서 정한 금액 보다 5억원이나 더 많은 예산이 집행된 것은 그동안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신축예산에 투입된 다른 마을과의 형평성에도 크게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행정의 ‘이중잣대’ 논란을 빚는 해당조례는 시의회에서 전격 보류됐다.
이 조례는 지난해 6월 심사 당시 “마을회관 지원조례를 제정할 게 아니라 경로당 지원을 개정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는 이은채 의원의 여러 지적에 따라 위원들 간 협의를 거쳐 심사 보류됐지만, 그로부터 8개월이 넘도록 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조례가 보류된 것이 ‘형평성 논란 때문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시 관계자는 “조례안 심사 보류는 당시 이은채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지적사항에 따른 것”이라며 “(마을회관 건립비용으로 8억원이 지원된 것은) 과한 측면이 있지만 그것 때문에 보류된 된 것은 아니다. 심사 당시 조례는 새로 보완을 해서 추진하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A리 마을회관 신축사업비 8억원을 집행하고 있는 곤지암읍의 ‘실시설계용역’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도 구설을 타고 있다. 곤지암읍은 지난해 4월 관내 B건축사사무소와 4천800여만원에 마을회관(연면적 44평) 실시설계용역 수의계약을 맺었다.
평당 109만원에 체결된 설계비를 놓고 ‘신이내린 계약’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곤지암읍은 같은 해 9월 발주한 곤지암읍 행정복지센터 주차장 증설 실시설계용역도 B건축사사무소와 4천180여만원에 수의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1월에도 연곡1리 경로당 환경개선사업 실시설계용역(507만원)을 수의계약해 지난 1년 간 한 업체에 1억원 가까운 설계용역을 몰아줘 눈총을 사고 있다. 곤지암읍에서 최근 5년 동안 건축사사무소에 발주한 실시설계용역은 이 3건이 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8억원의 신축사업비가 배정된 A리 마을회관은 지상 1~2층 연면적 146.25㎡(약 44평) 규모로 1층은 경로당 92.25㎡(약 28평), 2층은 마을회관과 회의실 54㎡(약 16평)로 설계됐으며 현재 막바지 공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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