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스페셜 캡처
15일 방송되는 ‘SBS 스페셜’ 585회는 ‘너에게 들려줄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3월 이야기’ 2부로 꾸며진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모든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탄생한 대한민국 격동의 시기를 지나오면서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꼭 기억해야 할 역사가 있진 않았을까.
우리는 정인숙 권총 피살사건에 이어 서랍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또 하나의 역사적 장면 하나를 꺼내 보았다.
정인숙 권총 피살사건에 이어 3월에 일어난 또 다른 역사적 사건을 전달받은 세 명의 스토리텔러, 박지훈 변호사, 배우 남보라, 대한미국인 크리스 존슨.
3월에 일어난 두 번째 사건 역시 각자의 취향에 따라 해석해보기로 했다.
1990년 3월 3일, 최전방 강원도 양구에 내외신 기자들과 군 수뇌부 40여 명이 대거 모여들었다. “암반의 압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곧 뚫릴 것 같습니다.”
현장 책임자의 흥분된 목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들려오고 우르르 쾅하는 굉음과 함께 암벽이 무너지며 145미터 지하에서 모습을 드러낸 제4땅굴.
1974년 연천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북한의 남침용 땅굴은 1975년 제2땅굴에 이어 1978년 제3땅굴까지, 총 4개의 땅굴이 적발됐다.
특히 서울에서 불과 44km 정도 위치에서 발견된 제3땅굴은 당시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땅굴 발견 직후 여의도 5.16광장에서 열린 ‘북괴남침땅굴 규탄대회’에 모인 200만 명의 시민들은 김일성 인형을 불태우고 혈서까지 써가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반공’이 전 국민이 따라야할 국가 이념이었던 그 시절, 사람들에게 북한은 어떤 존재였을까.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북한을 향한 격렬한 분노와 공포심은 과연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세 명의 스토리텔러는 그 시절로 돌아가 ‘반공’을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충격에 휩싸인 크리스와 남보라, 제3땅굴을 소재로 만든 당시 최고의 인기 만화영화 ‘똘이장군’을 감상하던 두 사람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크리스는 어린 애들에겐 절대 보여주면 안 되는 영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얼룩무늬 교련복을 입고 총검술과 부상병 응급처치법 등을 배우며 학교 안에서 군사훈련을 받던 그 시절, 수시로 열린 반공 웅변대회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소리 높여 ‘악마 같은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던 그 때를 이들은 어떻게 해석할까지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