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순 알레르기내과 교수 기고
고신대복음병원 최길순 알레르기내과 교수
물론 이런 경우 일반적인 감기인 경우도 있습니다만, 대개 알레르기 질환을 단순 감기로 착각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감기는 열이 있고, 인후통과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며,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 치유가 되는 반면, 2~3주 지속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알레르기 질환인 경우가 많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에는 어떤 질환이 있나요?
알레르기는 꽃가루나 미세먼지, 음식, 약물 등과 같은 특정한 원인 물질에 민감해 다른 사람에 비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말합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일반적으로 유전적 요소와 함께 환경 요인의 복합 작용에 의해 과민 반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 스트레스 등의 증가로 인해 알레르기 질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인구의 10~20%가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으로는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 비염 및 결막염, 아토피 피부염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약물 알레르기, 음식물 알레르기, 곤충독 알레르기 등 다양한 질환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감기 후에 기침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나, 야간이나 새벽에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심해지면서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나, 숨쉴 때 쌕쌕 거리는 소리(천명음)가 들리는 경우 기관지 천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재채기, 코 가려움증,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때는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입천장, 목 속, 귀 속 가려움을 호소하기도 하며, 간혹 콧물이 목구멍 뒤로 넘어가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비염을 앓은 사람은 눈 주위가 퍼렇게 착색되어 보이거나 감색으로 보이기도 하고, 코 간지러움으로 코를 문지르는 행동을 반복하며 콧잔등의 주름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알레르기 비염이나 기관지 천식과 흔히 동반되어 나타나며, 눈 가려움, 눈 충혈, 눈물, 눈부심 등의 증상을 호소 할 때에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은 자주 재발하면서 만성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물질(알레르겐)에 노출되거나 온도 변화, 감기, 스트레스 등에 의해 쉽게 악화되지만, 치료 후에는 호전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또한, 이런 알레르기 질환들은 각각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기관지 천식, 비염, 결막염, 아토피 피부염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질환에 대해 치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가지 알레르기 질환을 동일 질환으로 보고 함께 치료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피부 반응 검사
알레르기 질환의 진단을 위해서는 어떤 검사가 필요한가요?
알레르기 질환은 질환의 종류 및 그 원인이 개개인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자신의 알레르기 원인 물질(알레르겐)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레르기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피부 반응 검사와 혈액 검사 등을 시행하며, 때로는 약제나 식품첨가제, 방부제 등과의 관련성을 확인하는 유발검사를 시행합니다.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 및 예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일반적으로 많은 환자분들께서는 ‘알레르기 질환은 어차피 치료해도 낫지 않는다’ 라는 통념 때문에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비부비동염(축농증), 중이염, 폐렴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일상적인 활동이나 학업,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의 경우 성장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는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원인 물질(알레르겐)을 피하고 주위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부터 출발합니다. 이와 함께, 약물 치료와 면역 치료를 시행해볼 수 있습니다. 면역 치료는 환자의 알레르기 원인 물질(알레르겐)을 낮은 농도부터 소량씩 주입하여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면역체계를 변화시켜 주는 근본적인 치료법입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 경과를 취하므로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으며,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면, 생후 6개월간 모유수유가 권장된다 ▲금연을 한다 ▲깨끗한 실내 환경을 유지한다 ▲실내에서는 애완 동물을 기르지 않는다 ▲황사나 꽃가루가 날리는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쓴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등을 실천합니다.
고신대병원 최길순 알레르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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