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가까운 업체 낙찰 예정사로 정해…시장가격보다 비싸게 납품
아파트 기초공사에 쓰이는 콘크리트 파일 입찰 과정에서 낙찰자를 미리 짜는 등 담합한 17개 회사가 473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수원시 장안구 아파트 전경으로 본 기사와 무관함. 사진=박정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조달청·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실시한 콘크리트 파일 공공구매 입찰 과정에서 낙찰받을 업체와 가격 등을 담합한 혐의로 17개 회사에 과징금 472억 6900만 원을 부과했다고 30일 밝혔다. 제재 대상 17개 업체는 동진산업, 신아산업개발, 명주파일, 성암, 정암산업, 성원파일, 유정산업, 금산, 대원바텍, 미라보콘크리트, 서산, 티웨이홀딩스, 영풍파일, 삼성산업, 삼성엠케이, 산양, 명주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4월부터 2016년 5월까지 공공기관이 진행한 1768건, 6670억 원 규모 콘크리트 파일 구매 입찰에 앞서 낙찰 예정 업체, 들러리 업체, 입찰 가격 등에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근거리 배정 원칙에 따라 공사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업체를 낙찰예정사로 정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사전 담합으로 이들 업체는 모두 1768건을 수주했다. 이를 통해 콘크리트 파일을 일반시장 판매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공공기관에 납품하면서 부당 이득을 챙겼다.
공정위는 “국민 생활 및 안전과 밀접한 건축물 기초공사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파일 공공 구매 입찰에서 장기간 은밀히 유지된 담합을 적발해 부당이득을 환수했다”며 “앞으로도 공공 구매 입찰 과정을 더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