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1972년 MBC 5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이계인은 터프한 외모와 특유의 목소리를 무기로 독보적인 연기 영역을 개척해왔다.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각종 범인’이라는 특이한 배역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이후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 ‘허준’, ‘태조 왕건’, ‘주몽’ 등 걸출한 사극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명품 조연’으로 활약했다.
대중에 꾸준히 사랑 받아왔지만 이계인의 인생이 늘 빛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촬영 중 말에서 떨어져 건강이 안 좋아졌는데 지난해 갑자기 집 마당에서 쓰러지며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척수수술 후 재활 중인 그의 모습이 공개된다. 이계인은 “집에서 쓰러졌을 때 몇 시간을 기어서 집 안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며 당시 집을 방문한 친구 독고영재 덕분에 병원에 갈 수 있었던 아찔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또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한 부인에게 결혼 사기까지 당하며 큰 시련도 겪었다. 결혼한 아내에게 본 남편이 따로 있었고 돈 때문에 이계인과 결혼을 한 것이었다.
이계인은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어떻게 나에게 현실로 이뤄질까. 마치 꿈꾸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때 48년 지기 친구인 배우 고두심이 “‘다시 잘 살 생각하라’고 일침을 놓았다”며 “정신 차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고두심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또 하나 아쉬운 것은 평소 아들이 깡패, 범죄자 역할을 단골로 맡는 것이 불만이던 어머니가 사극에서 맹활약하는 자신을 미처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는 점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