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사각지대 빠르게 해소할 것…자영업자 가입도 점진적 확대”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3주년을 맞아 진행한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진은 10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지켜보는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금의 코로나 위기는 여전히 취약한 우리의 고용 안전망을 더욱 튼튼히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법과 제도를 정비해 고용보험 대상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근로자 중심인 현행 고용보험제도를 모든 취업자를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되, 제도적 한계와 막대한 재원 부담 등으로 바로 이행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가입 대상을 늘린다는 내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량 실직이 불가피한 상황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문 대통령은 “인류의 역사는 위기를 겪을 때 투자 복지를 확대하고 안전망을 강화해 왔다. 미국은 대공황을 거치며 사회보장제도의 근간을 마련했고,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를 건너며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앞당겨 도입했다”며 “지금의 코로나 위기는 여전히 취약한 우리의 고용안전망을 더욱 튼튼히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고용보험제도에 따르면 일정 기간 이상 가입해 보험료를 낸 사람은 일자리를 잃었을 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체 취업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플랫폼을 통해 용역을 수행하는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경우 업무상 애플리케이션 제작사 등 플랫폼 업체에 종속돼 있으나 법적으로는 자영업자라 임의 가입만 가능하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보험료 부담을 이유로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가입하지 않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조속히 추진하고, 특수고용직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빠르게 해소해 나가겠다”며 “자영업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다만 고용보험제도를 모든 취업자를 대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모든 취업자의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해 보험료 부과 기준을 임금에서 소득으로 바꾸는 등 제도적 체계적 방안이 필요하다. 막대한 재원 확보 및 자영업자들의 참여 유도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문 대통령도 이런 점을 고려해 전 국민 고용보험제 추진의 뜻을 밝히되 단계적 추진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 공감과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입법을 통해 뒷받침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