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2대, 디피씨 자회사 3대주주… 넷마블 투자대상 안목에 불만 나올 수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연 무기한 중단으로 상장에 차질을 빚으면서 빅히트에 투자한 주요 주주 넷마블과 디피씨의 표정이 어둡다. 서울 구로구 넷마블 본사. 사진=최준필 기자
2019년 공시에 따르면 빅히트의 최대주주는 방시혁 대표로 지분 45.1%를 보유하고 있다. 넷마블은 25.1%를 보유해 2대 주주, 디피씨 자회사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2.2% 지분으로 3대 주주에 올라 있다. 보유 지분이 적지 않다 보니 이들 두 회사는 본업 외에도 빅히트의 성적에 따라 회사 주가가 오르내렸다. BTS 음원이 빌보드 차트에 오르고 빅히트의 영업이익이 매년 신기록을 달성할 때 그리고 상장 움직임이 일 때마다 두 회사의 주가는 뛰었다.
빅히트의 상장 흥행 여부는 넷마블과 디피씨의 주가와 투자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간사 선정 때만 해도 5조~6조 원대까지 치솟았던 예상 기업가치가 코로나19 사태로 1조~2조 원대로 급락하면서 주요 주주들의 지분 가치도 낮아지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넷마블의 경우 상장 차익 외에도 BTS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려고 했을 텐데 공연 중단으로 시너지가 나야 할 사업들이 위축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더욱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만큼 엑시트가 중요하기에 밸류에이션이 어떻든 무조건 상장을 추진하길 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넷마블은 코웨이 인수 때와 마찬가지로 빅히트 투자 당시 시너지를 강조한 터라 빅히트의 기업 가치가 낮아지거나 BTS 멤버들의 군 입대로 그 효과가 상실되면 투자 안목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웨이 인수 후에도 넷마블의 어느 사업과 시너지가 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빅히트까지 효과가 떨어지면 방준혁 의장의 투자대상 선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주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애초에 업계에서는 방시혁 대표와 친척관계인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빅히트 상장과 투자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 양사의 수장이 혈연관계이고 넷마블이 13조 원이라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상장한 것처럼 빅히트도 같은 전략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의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 주간사도 비슷하고 증권가 리서치 인사를 데려가 상장을 진행하는 점도 넷마블과 동일한 것으로 봐서 양사 경영진간 의견이 많이 오가고 있는 듯하다”며 “빅히트의 밸류에이션이 기대치보다 낮아진다면 넷마블엔 뼈아픈 대목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