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석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법무법인 아닌 대기업 이직 ‘의아’…윤석열 총장 레임덕 풀이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이광석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가 한화그룹으로 이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일요신문DB
최근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나기로 한 이광석 부부장검사는 한화그룹 지주회사 격인 (주)한화와 한화갤러리아의 상무급 임원으로 7월자로 이직할 예정이다. 이 검사는 2019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에 근무하며 조국 전 장관 가족비리 의혹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2월에는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로 옮겨 사건 공소유지를 맡아왔다.
이광석 검사는 조 전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을 지휘했는데, 2019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주광덕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 전 장관이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검사에게 전화한 사실을 공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이 검사는 압수수색 현장에서 정경심 교수로부터 전화를 건네받아 조 전 장관에게 관등성명을 댔다고 알려졌다. 야권에서는 이 검사와 조 전 장관의 통화를 ‘수사 외압’이라고 비판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수사기밀 누설 혐의로 이 검사를 비롯한 수사 검사들을 고발했다.
조 전 장관의 가족 사건 수사 핵심을 맡았던 이 검사가 사표를 내자 동료 검찰은 물론 법조계가 술렁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레임덕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윤 총장이 대구지검 특수부장을 지내던 당시 이 검사를 특수검사로 발탁한 데다 총장의 의중을 잘 파악해 인정받아온 검사였기 때문이다.
이 검사는 ‘조국 수사’로 여론이 악화된 와중에도 후배들로부터 법조인으로서 원칙과 소신을 지킨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 검사가 검찰복을 벗고 한화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전해지자 선후배 검사들의 실망감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한 관계자는 “조직이 적폐로 몰리고 조국 수사에 대한 반발도 큰데 담당 검사가 옷을 벗어버리니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통상 기업 사정에 정통한 검사들은 대형 법무법인(로펌)으로 많이 가고, 스타 검사들이나 간부급은 부티크 형식의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정당국에서는 이 검사가 한화로 이직하는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사정당국 한 관계자는 “중앙지검 특수부 출신 검사가 대기업으로 이직하니 어떤 경로를 통해 취업이 이뤄졌는지, 법무 진용을 갖춘 한화가 왜 외부인력을 추가로 영입하는지 뒷말이 많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퇴직 공무원의 민간기업 취업은 대부분 법적으로 허용돼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퇴직공직자 재취업 심사매뉴얼’에 따르면 검사가 민간기업에 취업할 경우 퇴직 전 5년 동안 취업예정업체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건의 수사 업무를 취급했을 때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다. 업무 관련성이 인정돼도 이로 인한 부작용보다 퇴직 당사자의 재취업으로 인한 이익이 더 클 경우 재취업이 허용된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