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 제공으로 압수수색을 당한 5대그룹의 올해 주가는 어떠했을까. 증시에선 오너의 경영권이 살아있고, 정상급으로 분류되는 5대그룹의 경영실적이 올해도 증시에 정확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그룹의 간판 계열사 삼성전자는 물량이나 산업 대표성에 있어서 ‘대한민국 대표주’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 올해 최저 주가가 2월11일 25만9천5백원. 최고 주가는 11월4일 48만4천5백원이었다.
삼성의 대표적인 전자 계열사인 삼성SDI도 지난 2월14일 6만8백원에서 12월19일 14만2천5백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증시에서는 이를 삼성전자의 주가 파급력이 계열사 주가를 동반상승시키는 데다, LCD가 올해 대표적인 테마였다는 점을 들어 삼성그룹의 ‘다복함’을 지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약진도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은 간판 회사인 현대차가 지난 3월17일 2만8백원에서 12월16일 5만1천2백원으로 두 배 반 뛰었고,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는 3월13일 1만6천9백50원에서 12월16일 6만8천2백원으로 무려 4배 이상 뛰었다.
현금부자 롯데그룹도 ‘짭짤한’ 수성을 했다.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비상장업체인 롯데는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이 황제주에 가까운 주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회사들이 증자를 하지 않아 물량이 너무 적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점. 롯데제과는 지난 3월10일 37만1천5백원에서 8월28일 66만3천으로 30만원 가까이 올랐다.
눈에 띄는 대목은 수익이나 주가에서 롯데의 간판이 롯데제과가 아닌 롯데칠성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 롯데칠성은 지난 3월12일 41만4천원에서 5월6일 70만9천원으로 최고 주가를 기록했다.
5대그룹 중 주가면에서 올해가 불행했던 그룹은 LG, SK그룹이다.
LG는 올해 하나로통신 경영권 싸움 패배, 카드 연체 문제 돌출로 큰 위기를 겪었다. 지주회사화를 해 놓은 덕에 불이 번지는 걸 막아 불행 중 다행. 주가도 LG의 간판인 (주)LG가 지난 3월11일 5천9백50원에서 9월3일 1만1천3백원으로 피크를 기록했다가 횡보 국면을 보이고 있다.
휴대폰과 가전제품 수출 호조를 보였던 LG전자도 지난 2월11일 3만4천6백50원에서 지난 9월2일 6만8천5백원으로 피크를 기록한 뒤 11월 들어 펼쳐진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랠리에서 하나로통신 경영권 싸움 패배, 카드채 문제에 발목이 잡혀 주가가 횡보하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연초 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의 구속과 이로 인한 계열사 부실 문제가 돌출되면서 우울한 한해를 맞이했다. 간판 계열사인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3월12일 13만1천원 하던 주가가 지난 7월14일 21만8천원까지 올라간 게 고작.
10월 이후 증시에서 벌어진 연말 상승 레이스에서도 멀어진 상태. 불과 1년 전인 지난 연말, 주가가 25만원에 이른 SK텔레콤이 순익규모를 줄이기 위해 남모르게 고민했던 것을 생각하면 총수의 구속이 기업 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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