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는 ‘각하’ 민사는 2년간 제자리 걸음… YG 측에 사실조회신청도
지난 7일 TBS 라디오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에 출연한 강성훈이 대만 팬미팅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으나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진=강성훈 인스타그램 캡처
강성훈과 함께 ‘후니월드’(강성훈의 팬클럽 겸 소속사) 제너럴 매니저 박 아무개 씨와 후니월드의 대표를 맡았던 박 씨의 오빠도 재판을 받고 있다. 강성훈과 박 씨는 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있지만 박 씨의 오빠는 별도로 변호사를 두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성훈의 대만 팬미팅 사건은 2018년 8월 발생했다. 팬미팅 대행사 측은 “강성훈이 YG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자신의 개인 소속사 후니월드의 이름으로 해외 연예사업을 하려고 해 대만 당국에서 소속사 변경의 경위를 묻고 문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YG엔터로부터 개인활동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문서를 받도록 강성훈 측에 요구했으나 오히려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성훈 측은 “대만 팬미팅 비자 문제 등은 모두 대행사가 책임을 지고 진행해야 했으나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손해를 끼쳤으므로 개런티 등 받은 대금을 돌려줘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강성훈 측이 YG엔터테인먼트의 명의를 도용해 대행사 측을 협박하려 한 사실이 일요신문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서 팬미팅 대행사 측은 지난 3월 YG엔터테인먼트에 사실조회신청서를 보내 강성훈 측의 팬미팅에 대한 사전 인지와 YG엔터의 허가 여부를 질의한 것으로도 확인했다.
YG 측은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일요신문 취재 당시에는 “(강성훈의 팬미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요신문이 단독 입수한 후니월드 측의 YG엔터테인먼트 명의 도용 메일. YG 측은 “이와 같은 사실을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사진=일요신문DB
강성훈 측은 민사소송에서 대만 대행사 측에 대해 본소 제기 1년 만에 반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소가 8000만 원의 이 사건에서 강성훈 측은 “대만 대행사로 인해 팬미팅을 하지 못했으므로 이에 따른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소에는 강성훈과 매니저 박 씨만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민사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인데, 강성훈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형사사건 부분만 부각시켜 “무혐의조차 아니고 각하처리된 사건으로 아무것도 없이 끝났다”고 주장하며 사건이 마무리됐음을 암시했다. 그러면서 “(대만 팬미팅 사건) 사기범을 잡으려고 노력 중인데 도망가더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강성훈은 방송 진행자인 주진우의 “이 문제(대만 팬미팅 사건)는 강성훈과 전혀 관련이 없구나”는 말에 맞장구를 치는 모습도 보였다.
강성훈 팬미팅 사건의 경우 국내외 팬들의 피해가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언급은 신중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를 입은 팬들 가운데는 “대행사로부터 개런티를 미리 받아놓고 팬미팅을 하지 않은 강성훈이 팬들의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 점에 대해 해명해야 할 강성훈과 후니월드 측은 사건 발생 후 지난 2년 동안 단 한 번도 팬들의 피해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힌 바 없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