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발견·사망 확인 오보 연발…시신 옮긴 차량 음모론 펴던 유튜버 영상 삭제
7월 10일 오전 3시 20분쯤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지는 박원순 시장 시신. 사진=최훈민 기자
이 사건의 시발점은 MBC가 이미 비서와 인터뷰를 마치고 박 시장을 향한 ‘미투’ 방송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지라시였다. 이 내용은 소셜미디어와 메신저를 거쳐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MBC 관계자는 “우리가 취재를 하고 있었던 건 맞지만 방송 낼 준비는 전혀 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 내부에서 함구령이 내려져 진행이 불가했다”고 말했다.
월간조선은 실종 신고 1시간 28분 만인 7월 9일 오후 6시 45분쯤 속보라며 박원순 시장의 시신이 성균관대 부근에서 발견됐다는 기사를 쓴 뒤 삭제했다. 불과 몇 시간 후 의료전문 매체 ‘청년의사’는 실종 접수를 한 종로경찰서 여청과장이 확인해줬다며 박 시장의 사망이 확인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된 시간은 7월 10일 오전 0시 1분이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종로경찰서로 박 시장 관련 미투 사건이 접수됐다는 것과 서울지방경찰청 여청과장이 ‘시신 발견’을 확인해줬다는 건 오보”라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 옛 비서가 박 시장을 고소한 건 서울지방경찰청이었고 실종 신고 접수를 받은 곳은 종로경찰서였는데 이 사이에서 일부 언론과 각종 지라시가 혼선을 만들어버린 셈이었다.
7월 10일 오전 0시 18분 서울대병원 영안실 풍경. 사진=최훈민 기자
또한 서울대병원 관계자라는 사람의 말을 인용해 “DOA(사망 뒤 도착)로 병원에 도착했다”는 내용이 유튜브 등에서 돌았다. 일요신문이 현장을 직접 찾았다. 자정쯤 만난 서울대병원 당직의는 “박원순 시장이 왔다는 건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박원순 시장 시신은 7월 10일 오전 3시 20분쯤 3시간의 현장 검식을 마친 뒤 특수차량으로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시신이 담긴 특수차량이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자 일부 유튜버가 “사망 현장에서 나온 차량 번호는 5637인데 병원에 도착한 차량 번호는 9623이다. 시신이 바뀐 것 아니냐”며 음모론을 부추겼다.
모 유튜브 채널에 나온 차량의 사진. 사진=유튜브 갈무리
이는 실제 차량 번호 9623이 어두운 상황에서 화소가 낮은 영상에 담기며 번호판 끝자리가 숫자 7처럼 보여 발생한 오해였다. 또한 9623의 앞자리 96이 안 보이는 영상이었는데도 촬영자는 5637이라고 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유튜버는 논란이 되자 영상을 삭제했다.
왜 구급차로 안 옮기고 이상한 차로 옮겼냐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소방청 관계자는 “구급차는 ‘구급’, 즉 급하게 생명을 구하는 차량이다. 현장에서 신체 징후가 있다면 응급조치 때문에 구급차에 실을 수 있지만 검안으로 사망이 1차 확인되면 구급차로 옮길 수가 없다. 특수차량을 이용해 옮겨야 한다”고 했다.
7월 9일 서울대병원에 빈소가 차려졌다는 이야기도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7월 10일 오전 0시 10분쯤 현장에서 만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 관련 예약은 없다”고 했다. 그 시각까지도 영안실은 아무런 준비가 없던 상태였다(관련 기사 [현장] 박원순 서울시장 시신 서울대병원 응급실 도착, 빈소 마련).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