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군 흑염소연구회 다양한 육가공제품 개발 추진, 소비활성화 기대
임실군 흑염소연구회가 개발한 흑염소 고기 소시지 3종
흑염소연구회 배학수 총무
전북 임실군 흑염소 사육농가들의 품목별 농업인 조직인 임실군흑염소연구회(회장 최강엽)이 흑염소 고기로 소비지 개발에 성공해 기존 육가공식품을 능가하는 뛰어난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흑염소연구회가 개발한 소시지는 흑염소 고기로만 만든 소시지와 임실의 특산품인 치즈와 청양고추를 가미한 소시지 등 모두 3가지 제품으로 식품업계와 유통업계 관계자들로부터 흑염소 특유의 누린내를 완벽하게 제거해 맛과 풍미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흑염소 소시지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흑염소 고기가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나 특유의 누린내 때문에 호불호가 강했고 탕과 수육, 중탕 등 가공방식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한계가 드러난 시장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더욱이 흑염소는 사육이 쉽고 최근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사육농가가 급증해 공급 과잉사태까지 발생, 정부가 나서 사육 마리 수를 조정할 정도여서 소비 활성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사육 마리 수 3분의 2 가량은 상품성이 떨어져 이를 처리하는 것도 농가들에게 큰 과제이다.
임실에서 흑염소 사육 마리 수는 132개 농가에서 9,600두나 됐고 전북지역 전체는 9만여 마리에 달하고 있다. 임실 흑염소연구회는 임실군을 중심으로 전북지역에 5개 흑염소 전문식당과 후원 협약을 맺고 원료육을 공급하고 있으나 공급량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흑염소 고기의 새로운 수요개발이 시급한 상황에서 임실군 흑염소연구회가 주목한 것이 소시지였다. 임실군에 소재한 수제 소시지 전문기업 C사 정승관 대표와 평소 친분이 드터웠던 흑염소연구소 배학수 총무가 착안해냈다.
C사 정 대표는 독일 식육가공협회 주최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3년마다 열리는 식육가공 분야의 세계적인 박람회 ‘2019 IFFA’에서 금메달 7개와 은메달 7개, 동메달 3개, 특별상 등 아시아 최다 매달 수상기록을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소시지 전문가이다.
배 총무는 임실군에서 400만원을 지원받아 C사 정 대표와 손을 잡고 소시지 개발에 들어갔다. 정 대표는 흑염소 특유의 누린내를 의식해 쉽게 동의하지 못했지만 생산라인이 중단되는 주말을 활용해 시제품을 생산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냄새가 문제였다. 식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냄새를 잡고 만족할 만한 제품을 만들냈다. 문제 해결은 고생했던 것에 비해서는 의외로 간단했다. 껍질이 문제였다. 껍질을 제거하니 누린내가 간단히 제거됐고 나머지 맛과 풍미는 정 대표의 뛰어난 제조 기술로 해결됐다.
여기에 임실이 자랑하는 특산품 임실치즈와 임실 고추를 가미해 단숨에 3가지 제품이 만들어졌다. 기존에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원료로 만든 소시지보다 맛과 영양이 뛰어난 흑염소 고기 소시지라는 새로운 육가공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식품업계와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시식회에서 극찬을 받았다. 시식회에서는 소시지를 그대로 먹거나 굽고 부대찌개까지 만들어 제공했다. 시식회 참석자들은 현재 시장에 출시된 소시지들을 능가하는 상품성을 갖췄다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
정승관 대표는 “누린내가 전혀 없고 오히려 맛과 풍미가 기존 소시지보다 우수하다”며 “최근 노화로 알려졌던 근육감소증이 질환으로 확인되면서 노인들의 단백질 공급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이상적인 실버식품으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시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배학수 총무는 “시제품 개발 성공을 토대로 각종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상표등록과 포장디자인 개발 등 준비를 거쳐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하겠다”며 “앞으로 흑염소 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육가공 제품을 개발해 소비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