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 서울 이현종·박태종-부산 서승운·이효식 1·2위…‘조교사’ 서울 박대흥-부산 김영관 1위…‘대상경주’ 서울 5전 4승 압도적 우위
박태종 기수의 청담도끼가 6월 21일 열린 외국산마 최강자를 뽑는 헤럴드경제배 대상 경주에서 우승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기수 부문
서울에서는 이현종 기수가 13승을 기록하며 깜짝 1위에 올랐다. 문세영 기수나 김용근 기수 또는 안토니오 기수 중에서 1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이현종은 의외의 결과다. 2위는 12승을 기록한 박태종 기수가 차지했다. 2위 역시 예상 밖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국민 기수’ 박태종이지만 최근 몇 년간 기승 횟수가 현격히 줄었고, 성적도 예전만 못했기 때문이다. 3위는 11승의 송재철 기수, 4위와 5위는 10승씩 올린 안토니오 기수와 문세영 기수가 기록했다. 문세영 기수가 5위에 그친 것은 다소 의외다. 승률(22.7%)과 복승률(36.4%) 면에서 가장 앞서, 상대적으로 적은 출전 횟수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부산에서는 서승운 기수가 14승을 기록하며 다승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효식 기수가 13승으로 2위, 유현명 기수가 12승으로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8승을 올린 다실바 기수, 5위는 6승의 조인권 기수다. 지난해에 군 제대 후 복귀하며 58승으로 4위를 기록한 서승운 기수는 올해 현재 26승으로 다승 1위에 오르며 최근 물오른 기승술을 발휘하고 있어, 부산 다승왕 유현명 기수와 연말까지 치열한 다승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교사 부문
먼저 서울에서는 박대흥 조교사가 11승으로 1위에 올랐다. 박재우 조교사도 11승을 기록했으나, 준우승 횟수에서 밀려 아쉽게 2위에 그쳤다. 두 조교사는 과천을 대표하는 명조교사로, 지난해에도 나란히 다승 부문에서 1위와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무고객 경마라는 사상 초유의 파행적 운영에도 불구하고 두 조교사의 실력은 변함없음이 입증됐다. 3위는 8승을 거둔 송문길 조교사가 차지했다. 1위부터 3위까지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다승 순서와 같았다. 서홍수 조교사도 같은 8승을 올렸지만, 역시 준우승 차이로 4위에 머물렀다. 5위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김대근 조교사(7승)가 차지했다.
부산에서는 ‘영원한 지존’ 김영관 조교사가 14승을 올리며 1위를 기록했다. 2위 울즐리 조교사(8승)와는 무려 6승 차이가 났고, 준우승도 5회나 앞서 그야말로 ‘압도적 차이’를 보였다. 3위는 7승을 거둔 라이스 조교사가 차지했다. 6승씩 올린 토마스와 양귀선 조교사가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결국 서울과 부산 모두 기존 강자들이 선전하며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상 경주
대상 경주는 총 5회가 개최되었다. 서울에서는 헤럴드경제배와 YTN배, 부산에서는 루나스테이크, KRA컵 마일, 부산일보배가 펼쳐졌는데, 이 중에서 서울이 KRA컵 마일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개의 대상 경주를 우승하며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외국산마 최강자를 뽑는 헤럴드경제배 대상 경주(6월 21일)에서는 박태종 기수의 청담도끼가 우승했다. 쾌조의 스타트와 강력한 선행 의지로 단독선행에 나선 후, 결승선 통과할 때까지 어떤 말에게도 추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4 마신 차의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1월 심장의고동으로 세계일보배를 석권한 박태종이 대상 경주 2관왕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2위는 빅투아르 기수가 안쪽에서 최적 전개를 펼친 티즈플랜이 차지했고, 3위는 7세의 노장마로 투혼을 불사른 김용근 기수의 샴로커였다.
한 달 후에 펼쳐진 YTN배(7월19일)에서도 청담도끼가 또다시 우승하며 대상 경주 2연승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2위권을 9마신이나 따돌리며 그야말로 ‘압승’을 거뒀다. 빠른 출발 이후 뛰어난 스피드를 발휘하며 쉽게 선행에 나섰고, 결승선 통과할 때까지 탄력 넘치는 걸음을 이어가며 최강자의 위용을 과시했다. 2위와 3위는 헤럴드경제배와 똑같이 티즈플랜과 샴로커가 차지했다. 이번에도 티즈플랜은 중위권 안쪽에 자리잡으며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쳤지만, 능력상 역부족을 드러내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샴로커는 직전과 달리 선입 전개를 펼치며 서둘러 승부수를 던졌지만, 역시 역부족을 보이며 3위에 그쳤다. 청담도끼가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완벽한 능력 우위와 작전의 성공으로 분석됐다. 지난번에 밝혔듯이 전 구간을 꾸준하게 뛸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지녀, 한번 선행에 나서면 웬만해선 잡히지 않는 스타일이라 선행 승부가 신의 한 수였다. 또 한 가지는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돌콩’과 ‘문학치프’가 골절상과 컨디션 저하 등으로 경주에 나서지 못한 점도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트리플 티아라(국산 3세 암말)의 첫 번째 관문인 루나스테익스(L)에서는 서울의 화이트퀸이 우승했다. 2위는 콰이어트아델, 3위는 티케이데이, 4위는 라온퍼스트로 1위부터 4위까지 서울 소속 경주마가 싹쓸이했다. 화이트퀸은 쾌조의 출발로 여유 있게 선입 전개를 펼치다가 직선주로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3마신 차 완승을 거뒀다. 막판 추입으로 2위를 기록한 콰이어트아델은 다소 의외였다. 이전 경주에서 무기력했지만 이번 경주를 통해 전력이 뚜렷하게 변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트리플 크라운의 첫 관문인 KRA컵 마일(GⅡ)에서는 부산 김영관 마방의 터치스타맨이 우승했다. 중위권 외곽 전개 후, 막판 직선주로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따냈다. 2위는 선입 이후 막판 근성을 발휘한 케이엔로드가 차지했고, 시종일관 외곽을 선회한 닥터카슨은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브리더스컵에서 늦은 출발로 경주를 망쳤던 ‘부산 챔프’ 세이브더월드는 이번에도 또다시 늦은 출발로 4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당초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롤러블레이드는 질병(구절염)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출전을 포기했다.
단거리 최강자를 가리는 부산일보배(GⅢ)에서는 서울 박대흥 마방의 도끼블레이드가 우승했다. 가장 빠른 출발을 하며 가온챔프와 함께 선두에서 레이스를 시작했고, 결승선에서도 두 마필 간의 대결로 끝이 났다. 결국 막판에 한발을 더 쓴 도끼블레이드가 반 마신 차 우승을 거뒀고, 가온챔프는 아쉽게 2위에 그쳤다. 외곽선입으로 전력 승부를 펼친 부산의 킹오브글로리는 3마신 차로 완패하며 3위에 만족했다.
한편, 경마 고객 부분 입장이 7월 24일 재개 예정이었으나 잠정 연기됐다. 한국마사회는 7월 21일 “과천, 부산, 제주 경마공원은 좌석 정원의 10% 이내에서 고객 입장을 허용한다”고 발표했으나 다음 날 긴급 공지를 통해 철회했다. 한국마사회는 “재개 일정은 추후 다시 공지하겠다. 혼란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알면서도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아무튼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