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모스트스피드’ 작지만 단거리에선 해볼 만…결점 없는 ‘옥스퍼드킹’ 발전 가능성 무한대
데뷔 무대를 기다리는 2세 마 제다이, 모스트스피드, 옥스퍼드킹은 앞으로 뛰어난 활약이 기대된다. 경주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제다이(한국산·암·지앤지프로덕션·송문길 부:카우보이칼 모:빛의여왕)
제다이는 주행 심사에서 1분 02초 8의 좋은 기록으로 합격한 국내산 2세 암말이다. 시종일관 탄력적인 발걸음을 선보였고,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아 ‘2019년 최우수 조교사’ 송문길 마방의 새로운 기대주로 평가된다.
6월 12일 2경주로 펼쳐진 주행 심사에서 빠른 출발을 하며 여유 있게 2선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문세영 기수가 추진 없이 잡고만 있었음에도 말이 알아서 뛰는 모습이었고, 4코너에서는 의도적으로 외곽을 선회한 후 직선주로에서 여유 있는 걸음으로 2위로 통과했다. 특히 막판 300m 부근에서는 채찍을 한 번 가하자 즉각 반응하며 탄력 넘치는 질주를 했다. 또한 우구보로 바꾸지 못하고 좌구보만 뛰었음에도 탄력이 매우 뛰어났다. 앞으로 훈련과정을 통해 우구보로 전환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경주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전반적으로 분석할 때 스타트 능력과 막판 추입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되며, 주행 자세도 매우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현재 체중이 467kg이지만, 2세라는 나이를 감안할 때 긍정적이다. 성장 잠재력만큼은 충분하기에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한데, 조교사가 송문길이라는 점에서 기대할 만하다. 한국 경마 역사상 최고의 암말로 평가되는 ‘실버울프’를 길러낸 조교사이기 때문이다.
혈통적 기대치도 높다. 부마 카우보이칼은 국내에 도입된 자마 26두 중에서 무려 12두가 1군에 진출할 정도로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모마 빛의여왕도 첫 번째 자마인 화이트퀸(암)이 7전 4승 2위 2회의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현재 3군에 진출해있다. 따라서 질병 없이 관리만 잘된다면 큰 재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모스트스피드(한국산·암·고재완·서인석 부:페더럴리스트 모:오버스피드)
모스트스피드는 ‘조교의 달인’ 서인석 조교사 소속의 국내산 2세 암말이다. 4월 29일 치른 첫 번째 주행 심사에서는 1분 10초 2로 능력 미달 됐지만, 2주 만에 치른 두 번째 심사에서는 1분 02초 6의 우수한 기록으로 1위로 합격, 급격한 전력 향상을 보였다. 430kg의 왜소한 체구에 암말이라는 핸디캡이 있지만, 데뷔전부터 2연승을 기록하며 빠르게 4군에 진출한 ‘스피드고(3세·수)’의 전형제마(부마와 모마가 같은)란 점에서 기대치를 높여보고 싶다.
첫 번째 주행 심사에서는 출발 불량이었지만, 두 번째 심사에서는 총알 발주와 함께 뛰어난 스피드를 발휘하며 여유 있게 선두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제어하며 잡고만 갔고,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에서도 추진 없이 제어하며 여유 있게 1위로 통과했다. 첫 번째 심사와 비교해볼 때 기록상 7초 이상을 앞당겼다. 스타트 능력이나 주행 자세, 경주마로서의 의지 면에서도 모두 월등히 좋아졌다. 한마디로 2주 만에 완전히 다른 말이 돼서 나타난 것이다. 아마도 2세마이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페더럴리스트는 아직까지 1군 마를 배출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2018년 자마들이 데뷔한 첫해 씨수말 랭킹 35위에서 작년 15위로 급상승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거리 적성이 길고(평균우승거리 1776m), 질주 습성이 자유로우며, 암수 편차가 없다는 장점을 지녔다. 모마 오버스피드는 앞서 소개한 대로 ‘스피드고’를 배출한 우수한 씨암말이다. 현역 시절에도 2군에서 활약하며 좋은 능력을 보였고, 씨암말로 전향해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체구가 작아 중장거리 경주에서는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나, 단거리 경주에서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 특히 조교사가 과천에서 가장 조교를 잘 시키는 ‘서인석’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기대치를 높게 본다.
#옥스퍼드킹(한국산·포입말·수·민형근·박재우 부:서머프런트 모:옥스포드베이브즈)
옥스퍼드킹은 대한민국 최고 조교사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박재우 소속의 두 살짜리 포입마다. 마주는 2016년 그랑프리 우승을 비롯해 대상 경주 4관왕에 빛나는 ‘클린업조이’의 민형근 마주다. 조교사와 마주 이름만 봐도 무게감이 느껴졌는데, 주행 심사를 분석해본 결과 역시 심상치 않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4월 10일 1경주로 펼쳐진 첫 번째 주행 심사에서 가장 빠른 출발을 했고, 뛰어난 스피드를 발휘하며 여유 있게 선두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직선주로에서도 추진 없이 잡고만 오다가 막판 300m 부근에서 채찍질과 함께 추진하자 갑자기 속력을 내며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변했다. 기록이 1분 02초 6으로 좋았고, 끝걸음(LF)도 12초 7로 출전마 12두 중에서 가장 빨랐다. 선행을 나선 마필이 끝걸음이 가장 빨랐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고 본다.
코로나19로 인해 경마가 중단되자 할 수 없이 5월 15일에 주행 연습을 실시했는데, 이번에도 뛰어난 탄력을 과시했다. 12번(끝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을 한 후, 2선에서 선입 전개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직선주로에서도 강한 추진 없이 제어하며 막판에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여유 있게 3위로 통과했다. 1분 02초 3의 좋은 기록을 작성했고, 인상적인 탄력을 과시했다. 두 번의 주행 심사를 지켜본 결과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 만했다. 스타트 능력, 주행 자세, 끝걸음 등 어느 하나 부족한 면을 발견하지 못했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서머프런트(Summer front)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만 7승과 2위 6회, 3위 2회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씨수말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돼 평가할 수 없지만, 증조부가 전설의 명마 ‘댄지그’이고, 조부마 워프런트(War front)도 2013년 미국 리딩사이어 5위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외조부 ‘컬린’도 미국 연도 대표마에 오른 명마라는 점에서 혈통적으로도 의심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따라서 두 번의 주행 심사에서 보여준 잠재력과 혈통의 기대치로 볼 때 앞으로 좋은 활약이 예상된다. 또한 앞서 밝힌 대로 조교사가 박재우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발전 가능성이 무한대라고 본다. 질병 없이 잘 성장해주기만 바랄 뿐이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