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한타·효성·코오롱 ‘쑥쑥’
롯데그룹은 이명박 정부가 내건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수혜기업 중 하나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대기업이다. 이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동기인 장경작 전 호텔부문 총괄사장(현 현대아산 사장)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 정권 들어 신격호 회장의 숙원사업이던 제2롯데월드 건축을 허가받았고 ‘황태자’ 신동빈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여러 건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덩치를 불렸다. 롯데의 탄탄지세는 정권 출범 후 2년간의 매출액 변화를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 2007년 11조 1000억 원이던 매출액은 2008년 12조 7000억, 지난해 16조 100억 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8690억 원에서 1조 1148억 원으로 증가했다.
한국타이어와 효성은 이 대통령의 ‘사돈 기업’들이다. 사위인 조현범 부회장이 근무하는 한국타이어는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던 금호타이어가 부진한 와중에 좋은 성과를 거뒀다. 매출액은 2007년 2조 2530억 원에서 지난해 2조 8118억 원으로 늘어났고, 영업이익 역시 2740억 원에서 3480억 원으로 올랐다. 조석래 회장이 이끄는 효성 역시 눈부신 실적을 거둬 재계의 시샘을 한 몸에 받았다. 효성은 2007년 5조 4250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는데 지난해 7조 397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1667억 원에서 두 배가량 늘어난 3389억 원이었다.
이 대통령 ‘형님’인 이상득 의원이 한때 근무했던 코오롱도 다른 ‘친MB 기업들’ 못지않았다. 코오롱은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인 김주성 씨가 지난 2003년까지 부회장으로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다. 매출액은 2007년 1조 4861억 원에서 지난해 2조 2152억 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702억 원에서 1799억 원으로 대폭 올랐다.
반면, 그 명성에 걸맞지 않은 회사들도 있다. 우선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차명 소유 의혹이 제기됐었던 자동차 시트 생산업체 ㈜다스의 경우. ㈜다스는 이 대통령 형인 이상은 씨와 처남 고 김재정 씨 등 로열패밀리들이 주요주주인 회사로 정권 출범 전부터 주목받았지만 실적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다스의 2007년 매출액은 4235억 원이었는데 지난해는 오히려 4138억 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8억 원에서 224억 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대통령 ‘평생지기’로 불리는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의 기상도 역시 정권 초 ‘맑음’에서 지금은 ‘흐림’으로 변한 듯하다. 2007년 723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2009년 607억 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07년 44억 적자에서 2008년 43억 원으로 개선됐다가 다시 지난해 30억 500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07년 72억 원 적자에서 2008년 51억 원, 2009년 36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천 회장은 2008년 정권 출범 초만 하더라도 ‘실세 중 실세’로 주목받다가 2009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휘말리며 사정기관들의 ‘경계대상 1호’로 분류됐는데, 이러한 과정들과 회사 실적 추이가 비슷한 흐름을 타 눈길을 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