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 전 위원 친손녀 일냈다’
▲ NBC와 특별 인터뷰를 가진 김세영 양. |
인텔과학경시대회는 전 세계 과학 천재들이 출전하는 학생경시대회로 ‘주니어 노벨상’으로 불리는 큰 대회다. 실제로 이 대회 수상자 중 노벨상 수상자가 5명이나 배출된 바 있다. 올해도 세계 59개국에서 1611명의 예비 과학자들이 출전, 치열한 예선, 준결승 등을 거쳐 최종 우승자를 뽑았다. 한국 및 한국계 학생이 이 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환경과학 부문에서 한국 학생이 우승하기는 김 양이 처음이다. 상금도 8000달러나 된다.
김 양의 쾌거는 미국에 있는 한인미디어에서 대서특필됐다. 그리고 5월 26일에는 NBC TV와 특별인터뷰를 갖는 등 주류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김 양이 김운용 전 IOC 위원의 친손녀라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세영 양과 어머니 김민선 씨(롱아일랜드 컨서버토리대학 총장)가 철저하게 이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민선 씨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NBC TV에 방송이 나간 후 주위로부터 축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같은 한국인으로 자랑스럽다는 반응들이다. 시아버님(김 전 위원)도 알고 계시지만 외부에 알려지는 걸 꺼려하셔서 우리도 굳이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세영 양은 김운용 전 IOC 위원의 1남2녀 중 아들인 김정훈 씨(사업)의 1남1녀 중 맏딸이다. 아버지 김 씨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있고, 어머니 김민선 씨는 뉴욕주립대 계열의 음악대학인 롱아일랜드 컨서버토리의 총장을 맡고 있다.
▲ 김운용 |
김 양은 이번 쾌거에 앞서 LG과학올림피아드와 국제과학경시대회, 롬하스과학박람회 등 각종 경시대회에서 1등을 독차지한 바 있다. 13세 때부터 뉴욕주립대(SUNY)에서 실시하는 과학 리서치에 계속 참가하는 등 어려서부터 과학신동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대학도 아이비리그에 속한 브라운의대에 조기입학전형으로 합격했다. 뉴욕 한인커뮤니티에서 실시하는 공부비법 세미나에 초청될 정도로 영재 대접을 받고 있다.
어머니 김민선 씨는 교육자답게 주목할 만한 교육철학도 소개했다.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을 엄마에게 터놓고 상의하는 수준이 되면 걱정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학교일 등으로 바쁘지만 지금까지 ‘저녁은 항상 가족과 함께’라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부모가 매일 저녁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로 김세영 양의 동생 김세웅 군(13)은 첼로를 배우고 있는데 자질이 뛰어나 향후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인다고 한다.
한편 <일요신문>에 화제의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김운용 전 IOC 위원은 “손녀딸이 큰 상을 받았다는 얘기는 들었다. 마침 6월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어 축하 차 조용히 미국에 다녀오려고 했다. 더할 나위 없이 기쁘지만 자식자랑은 많이 하면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시간으로 5월 27일 오전, 미국 뉴욕시간으로 5월 26일 오후 김운용 전 IOC 위원과 손녀 김세영 양은 같은 시간에 방송 녹화를 했다는 사실이다. 김 전 위원은 경인방송의 ‘명불허전’이라는 프로그램에, 김 양은 미NBC TV의 7시 뉴스 인터뷰를 위해 각각 카메라 앞에 선 것이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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