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심사없이 대의원회·총회 투표로 선정’…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위반
23일 전북농업인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인 감나무골조합 2020년 정기총회 자료 표지
[전주=일요신문] <속보>협력업체 선정 입찰 과정에서 사전 낙찰업체 내정해 입찰비리 의혹을 사고 있는 전주시 서신동 감나무골재개발사업조합이 감정평가사 선정 입찰도 불공정하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18일자 전국 호남면)
감나무골조합이 7월 20일 공고해 같은 달 28일 마감한 ‘감정평가업자 선정 입찰공고’와 ‘입찰지침서’를 확인한 결과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발주했으나 일반경쟁입찰 방식을 적용하지 않았으며 낙찰자 선정방식도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이번 입찰은 입찰방식이 일반경쟁입찰이고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한 전자입찰 방법으로 진행됐으며 입찰지침서와 조합의 선정방식에 따라 낙찰자를 선정하도록 돼 있다. 입찰참여업체는 ‘국토교통부 고시 제2018-10호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및 ‘입찰지침서’를 준수하도록 했다.
일반경쟁입찰의 경우 계약이행의 난이도, 이행실적, 기술능력, 재무상태, 사회적 신인도 및 계약이행의 성실도 등 계약수행능력평가에 필요한 사전심사기준, 사전심사절차 등 입찰 참가자격을 사전심사해 적격자만을 입찰에 참가하도록 해야 하는 절차가 무시됐다.
낙찰자 선정방식도 이사회에서 입찰참가업체의 자격을 심사하고 4개 업체 이상을 대의원회에 상정해 다수 득표한 2개 업체를 선정, 조합총회에서 최종 선정하도록 했다. 이 같은 계약업체 선정방식도 관련 규정을 무시한 것이다.
이사회에서 입찰참가업체 자격 심사를 하지만 심사기준이 제시되지 않았으며 대의원회와 총회에서 투표로 선정하는 방식도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위반한 것.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3장 전자입찰 계약 처리기준 제19조 제2항의 규정은 최저가방식, 적격심사방식, 제안서평가방식 등을 통해 계약자를 선정하게 돼 있다.
감나무골조합은 입찰서류로 실적증명서와 가격입찰서 등을 제출하도록 했지만 배점기준표를 제시하지 않아 적격심사는 물론 객관적인 평가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대의원회에서 배부된 평가서류는 반쪽 분량의 감정평가사업자 회사명과 개업년도, 종전전후·현금청산·수용재결 등 감정평가실적, 응찰가격인 적용요율 등이 명시된 ‘입찰에 따른 감정평가업자 비교표’ 밖에 없었다.
조달청 나라장터 공고를 통해 재개발·재건축조합들의 감정평가사 입찰공고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일반경쟁입찰 적격심사방식으로 발주됐고 배점기준표를 제시하고 있다. 일부는 총회 의결을 통해 계약업체를 선정하는 곳도 있지만 사전에 적격심사를 하도록 돼 있다.
이번 입찰에 응찰한 감정평가사업자는 모두 5곳이었으며 이사회에서 1개 사업자가 배제됐고 6일 열린 대의원회에 4개 사업자를 상정해 투표를 통해 2개 사업자를 선정, 23일 예정된 조합원총회에 상정했다.
감나무골조합 관계자는 “재개발사업조합들이 대부분 이 같은(대의원회와 총회에서 투표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입찰하고 있으며 대의원들에게 응찰 사업자에 대한 참고자료를 배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도록 했다”며 “관련 법률규정 적용 여부는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