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만 타면 작업 ‘비행’ 스타도 있다
지난 2005년 스튜어디스와 결혼한 사업가 겸 개그맨 이승환은 연예인들이 스튜어디스를 자주 만나게 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연예인의 특성상 바쁜 스케줄 때문에 비행기로 이동하는 일이 잦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남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것. 실제로 얼마 전 결혼에 골인한 문천식은 행사 차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내를 처음 보았다고 한다. 첫눈에 반한 그였지만 당시에는 가벼운 남자로 보일까봐 먼저 말을 건네지 못했다고. 다만 아내의 명찰에 적힌 이름을 기억한 후 오랜 시간에 걸쳐 미니홈피를 찾아 데이트 신청을 했다고 한다. 문천식의 끈기와 노력이 당시 여자친구의 마음을 움직여, 결국 둘은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그런가하면 역시 스튜어디스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누리고 있는 개그맨 김대희는 “승무원들 특유의 아름다운 미소가 연예인들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말한다. 김대희는 “아내를 기내에서 만난 것은 아니지만 소개팅 자리에서 친절한 말투로 자연스런 미소를 연신 짓고 있는 아내의 모습에 반했다”며 “연예인들, 특히 개그맨들은 대중에게 웃음을 주는 직업이다 보니 웃음으로 고객을 만나는 승무원들과 자연스레 죽이 잘 맞는다”고 설명한다.
지금은 아쉽게 헤어졌지만 한 항공사의 국제선 승무원과 오랜 기간 교제한 인기가수 A는 “연예인들의 불규칙한 스케줄과 승무원들의 비행 스케줄이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라고 연예인과 스튜어디스의 만남이 잦은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A에 따르면 “평일 출근 주말 휴식의 일반 직장인들과는 달리 연예인들은 따로 주말이 없는데 이는 승무원들 또한 마찬가지”라면서 “사람이 적은 평일을 이용해 데이트를 즐기기가 수월하고 오랜 기간 해외에 체류하는 승무원들이 연예인들의 밤샘 스케줄의 고충도 잘 이해해 주는 편”이라고 덧붙인다.
이렇듯 연예인들 사이에서 승무원들의 인기가 높다 보니 자신의 애인을 승무원으로 만드는 데 두 팔 걷어붙인 스타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난 2008년 스튜어디스와 결혼한 개그맨 김시덕은 첫 만남 당시 아내가 스튜어디스가 아닌 연예인 지망생이었다고 한다. 대학에서 방송연예과를 나온 아내의 진로를 상담하던 중 개그맨 선배들이 승무원들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고 미모의 아내에게 승무원의 길을 권유했다고. 아내 역시 이에 동의 했다고 하는데 김시덕의 아내는 단 한 번에 승무원 시험에 합격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 문천식 부부(위)와 김태진 부부. |
신혼생활 4개월 차인 김태진은 “아내가 4~5일 정도 비행 때문에 집을 비우고 하루 이틀 집에 머물고 있다”면서 “매일같이 너무 보고 싶기 때문에 스튜어디스 부부는 신혼생활의 행복이 비교적 오래가는 편”이라고 귀띔한다.
김태진의 말처럼 스튜어디스를 아내로 둘 경우 애틋한 정이 둘 사이를 잉꼬부부로 만드는데, 이는 유독 이혼율이 높은 연예계에서도 스튜어디스와 결혼한 연예인들의 이혼 케이스가 거의 없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많은 장점을 둔 승무원 아내지만 연예인들이 승무원을 일등 신붓감으로 꼽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해마다 제공되는 공짜 항공권 티켓. 항공사 승무원들에겐 직원 할인의 명목으로 최소 비용의 세금만 내고 전 노선에 탑승할 수 있는 프리 티켓이 주어지는데, 이는 남편에게도 해당된다. 때문에 휴가 비용을 아낌은 물론 틈나는 대로 둘만의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년 전 스튜어디스와 결혼한 개그맨 권영찬은 “아내가 일본 비행을 가면 프리티켓으로 따라가 함께 사케를 마시고 온다”며 “그 짜릿한 즐거움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둘만의 데이트 비법을 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타와 스튜어디스 간의 만남이 늘 행복한 결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탤런트 B는 여자 친구를 촬영차 이동 중이던 기내에서 만났다. 단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탓에 많은 연예인들이 탑승했는데 대부분 피로를 풀기 위해 잠이 들었지만 B만큼은 한 승무원의 미모에 넋이 나가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B는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담아 연락처와 함께 정성껏 쓴 쪽지를 전해줬다. 하지만 금세 연락이 올 줄 알았던 승무원은 깜깜 무소식이었고 결국 B는 해당 항공사의 지인들을 수소문해 그녀의 연락처를 알아내 기어이 데이트 약속을 잡아냈다. 그렇게 본격적인 교제에 들어갔지만 아쉽게도 이들은 이내 헤어지고 말았다. 헤어진 이유인즉 B의 과거 때문. B는 당시 여자 친구를 만난 방식대로 각 항공사마다 여러 명의 승무원을 사귀었던 화려한(?) 전력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알게 된 여자친구는 단칼에 B에게 이별을 통보한 것이다. B의 요상한 ‘비행’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역시 스튜어디스와 교제하다 이별의 아픔을 겪었다는 개그맨 C. 그는 최근까지 연상의 스튜어디스와 꽤 오랜 기간 교제를 했다. 그들의 이별에는 무척 특이한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C는 자신의 선배들에게 자신의 여자친구의 동료를 소개시켜주며 중매인의 역할을 자청했는데 이로 인한 문제가 만만찮았던 것.
항공사에서 고참급인 C의 여자친구는 자신의 후배들을 C의 개그계 선배들에게 소개시켜 줘 실제 커플로 연결된 커플까지 몇 생겨났다. 그런데 이로 인해 사적인 자리에서 호칭이 뒤엉키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고 한다. 자신의 새까만 후배를 꼬박꼬박 형수님이라 부르는 C의 모습이 마음에 안 들었던 C의 여자친구가 이대로는 안되겠다며 이별을 통보했다고. 마침 C 역시 비행 때마다 손님들에게 받는 작업용 명함을 자랑하던 여자 친구의 모습에 화가 나있던 터라 둘의 사랑은 결국 마침표를 찍고 말았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