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털공·코끼리 인형 경기장에 ‘부적’ 묻어
▲ 탁신 전 총리와 에릭손 감독. |
팀을 명문구단으로 키우기 위한 야심에 차있었던 친나왓은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을 영입하고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스카우트하면서 맨시티 팬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얼마 후 부정부패 혐의로 태국 은행 계좌가 동결되면서 재정적인 압박에 시달렸던 친나왓은 1년 만인 지난 2008년 2억 파운드(약 3380억 원)를 받고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에 팀을 매각했다.
최근에는 미신을 믿는 것으로 유명했던 친나왓의 ‘흔적’이 맨시티의 경기장 바닥에서 발견되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단주 시절 ‘지혜’와 ‘행운’을 상징하는 크리스털 공과 코끼리 도자기 인형을 경기장 땅속에 묻었던 친나왓은 “이 공을 묻어두면 선수들에게 활력이 생기고, 팀원들 간에 조화가 잘 이뤄진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배관공사로 바닥을 파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 공들과 코끼리 인형에 대해서 경기장 관리인은 “3년 전 친나왓이 풍수전문가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와서는 각 코너마다 코끼리 인형을 묻고, 경기장 한가운데에는 크리스털 공을 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친나왓의 이런 미신은 그다지 효험을 발휘하지 못했다. 07-08 시즌 맨시티는 9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친나왓은 물론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에릭손 감독은 1년 만에 경질되고 말았다. 그리고 08~09 시즌에도 맨시티는 10위에 머무르면서 팬들의 갈망을 채워주지 못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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