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부문 보고 주식 산 투자자들 불만…자회사 가치 지주사에 반영될지도 미지수
LG화학이 2차 전지 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분할 이유는 돈 때문이다. 2차전지에 투자할 돈이 필요한데, 현재 제대로 수익이 나지 않는다. 내부적으로 해결하려면 기존 화학 부문이 번 돈을 끌어다 써야 한다. 화학 부문의 부담이 커진다. 자체적으로 돈을 구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이자비용 부담이 없는 자본 조달이다. 3자 배정 증자는 주주 지분가치 희석을 초래한다. (주)LG의 LG화학 지분율은 30.6%. 지배력에 필요한 마지노선인 30%에 턱걸이다. 지배력 하락을 막으려면 일반주주 증자가 필요하다. 최대주주인 (주)LG 입장에선 자금이 부담이다.
물적분할은 (주)LG의 부담을 줄이면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떼어내는 대신 지분 100%를 갖는다. ‘LG에너지솔루션’을 기업공개(IPO·상장)하면 분할 후에도 (주)LG는 LG화학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의 경영권을 견고히 유지할 수 있다. 직원들은 IPO 과정에서 우리사주를 받아 차익을 누릴 수도 있다.
LG화학 일반주주들은 입장이 다르다. 물적분할 후 ‘LG에너지솔루션’이 100% 자회사로 유지된다면 모를까 별도로 상장을 한다면 기업가치를 누리기 어렵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은 50조 원이지만, 지분 44%를 가진 삼성물산 시총은 20조 원이다. 삼성생명 시총은 13조 원이 채 안되지만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9%의 가치는 30조 원이 넘는다.
당장 (주)LG는 주요 계열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고 있지만, 시총은 14조 원에 불과하다. LG화학 지분 30%의 가치만 따져도 15조 원이다. 상장된 자회사 지분가치가 지주사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지배목적이어서 배당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해도 LG화학 주식에 기업가치가 ‘한 회사’인 지금처럼 반영되기 어렵다.
회사 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이다.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총발행 주식수의 최소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LG화학의 5% 이상 대주주는 (주)LG 외에는 국민연금뿐이다. 외국인은 3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