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간호사 등 확진자 접촉 직원 49명 전원 음성 판정
온종합병원 검사 모습
[부산=일요신문] 입원환자의 코로나 확진 판정으로 병동 일부를 코호트 격리 중인 온종합병원이 역학 조사 결과 직원은 단 한 명도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지 않은 것을 두고, 부산지역 보건의료계에서 의료진의 발 빠른 조치와 효율적인 병원 감염관리에 따른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온종합병원과 부산시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은 지난 2일 오전 부산시 방역당국으로부터 6병동에 입원 중인 A씨(여.77.장염)가 재검사 끝에 코로나에 확진됐다는 통보를 받고, 정씨를 부산의료원으로 이송함과 동시에 곧바로 6층 병동을 17일까지 코호트 격리했다.
‘코호트COHORT) 격리’는 전염병 전파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 의료진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같은 장소에 격리하는 방역조치를 말한다.
온종합병원 등은 이와 동시에 병원 내 CCTV를 통해 해당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서 의사 3명, 간호사 9명을 비롯해 간호조무사·영상기사·임상병리사·영양팀 직원·미화원 등 직원 49명과 간호대 실습생 18명, 최초 확진자 A씨를 제외한 입원환자 15명을 긴급 코로나 검사했다.
검사 결과 A씨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환자 등 입원환자 2명이 양성으로 확진자 판정받았으나, 직원과 간호대 실습생 67명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음으로써 극적으로 더 이상의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병원 내 이동이 자유로운 직원이 감염되면 식당 등 접촉자 확대로 병원 전체가 코호트 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온종합병원이 코로나 확산을 조기에 진정시킨 데에는 무엇보다 코로나 의심환자에 대한 의료진의 선제적인 조치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초 확진자인 A씨는 당초 장염증세로 지난 9월 23일 온종합병원에 입원했다. 정씨가 9월 29일 미열 중상을 보이자 소화기내과 주치의는 ‘코로나가 의심스러워’ 호흡기내과에 협진을 요청했고, 호흡기내과 CT검사에서 A씨가 바이러스성 폐렴의증으로 의심돼 곧바로 코로나 진단검사를 의뢰했으며 음성 판정을 받았다.
호흡기내과 의사는 코로나 음성 판정에도 불구하고 9월 29일 다인실을 사용해오던 A씨를 1인실에 격리하는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후 부산 동구의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B씨(남·80)가 9월 28일 코로나 19 확진자로 판명됐다.
B씨의 동선을 추적하던 부산시 방역당국에서 그가 온종합병원 확진자 A씨가 입원하던 9월 23일 병실까지 동행한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10월 1일 재검사 결과 A씨도 코로나에 확진된 것이다. 온종합병원이 코로나 확진 전인 9월 29일부터 1일까지 이틀간 A씨를 선제적으로 병실 격리조치를 취한 덕에 병동 내 감염 확산을 저지할 수 있었다.
병원의 효율적인 감염관리도 코로나 확산을 막는데 한몫했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온종합병원은 평소 근무 중 병동 간호사뿐만 아니라, 외래진료실이나 원무 접수 직원을 비롯해 전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할 것을 교육해왔고 이를 잘 지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온종합병원은 입원환자의 코로나 확진을 계기로 △신규 입원환자의 코로나 검사 의무화 △입원환자들의 병동 및 병실 간 이동 금지 △병문안객 강화(환자 1인당 가족 1명 5분 이내) 등 코로나 감염대책을 마련해 추석 연휴가 끝난 5일부터 적용하는 등 병원 내 감염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김동헌 병원장은 “A씨에 대한 의사들의 선제적인 조치가 없었더라면 병동 내 간호사들은 물론이고 다른 환자들에게까지 코로나 감염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뻔했다”면서, “앞으로 날씨가 추워지면서 독감과 코로나 동시 유행에 대비하고 병원 내 효율적인 감염관리를 위해서 일선 의료기관에 코로나 신속진단 키트를 제공하는 것을 방역당국에서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