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숭? 니들부터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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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내 남자의 순이> | ||
섹스에 소극적인 후배 A가 최근 오럴 섹스를 했다고 고백을 해왔다. 남자가 원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나서서 그에게 오럴 서비스를 해줬다는 것이었다. ‘요즘 세상에 오럴 섹스 정도 가지고 뭘 고백까지!’라고 생각하겠지만 A라면 얘기가 다르다. 요조숙녀 A는 남자의 섹스 제안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조차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내숭녀였다. “난 여성상위가 좋은데 남자가 먼저 여성상위를 제안하지 않으면 내가 먼저 여성상위 체위로 리드하는 건 절대 못하겠어. 오르가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 어떻게 보여! 남자가 가슴을 애무할 때에 신음소리 내는 것도 부끄럽다니까. 더 해달라고 애원하는 것처럼 들리면 어떻게 해. 천박해 보이잖아”라고 말했던 그녀였다. 그러던 그녀가 섹스에 적극적인 애티튜드를 갖게 된 것은 최근 사귄 남자 B 덕분이었다.
“B는 내가 만난 남자 중에 가장 천박한 것 같아. 애무를 할 때도 어찌나 소리를 내는지! 커닐링구스를 할 때에도 ‘쩝쩝’ 소리를 감추지 않고 나를 힘껏 애무해. 그러면서 내가 맛있대. 처음엔 ‘아, 이 남자 변태 아냐?’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다고 내가 싫어하는 것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니까 계속 만났지. 솔직히 내가 그간 만난 남자들은 섹스할 때도 점잖은 편이어서 애무할 때 그런 이상한 소리를 낸 남자들은 없었어. 그래서인지 나도 그들 앞에서는 요조숙녀의 탈을 벗기가 힘들었고. 그런데 B처럼 섹스에 적극적인 남자를 만나니까 내가 심리적으로 편해지더라. 이 남자한테는 내가 뭘 해도 천박하게 보이지 않겠구나 싶더라고. 그래서인지 B와 섹스할 때는 내가 다른 여자가 된 것 같아. 은근슬쩍 여성상위를 유도하기도 하고 그가 원하지 않아도 오럴 섹스를 해주기도 하고 말이지.”
A는 본능에 충실한 호색한 B를 만나서 나쁜 습관인 ‘내숭’을 버리게 된 것이다. 나는 A가 섹스의 최대 덕목인 ‘솔직’을 갖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오럴 섹스를 즐기게 된 것도 호색한 C를 만나면서부터다. 물론 C를 만나기 전에도 오럴 섹스는 했다. 다만 그때의 오럴 섹스는 대충대충, 주마간산 격이었다. 페니스를 입에 넣은 후 피스톤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 위해 입에 넣다 빼기를 몇 번 반복하고 대충 끝내는 식이었다. 그런데 C에게 커닐링구스를 받으면서 나는 내 오럴 섹스가 상당히 무성의한 섹스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C는 내 버자이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듯했다. 혀를 이용해 소음순을 아래에서 위로 애무하는 것은 물론이고 클리토리스를 ‘쪽 쪽 쪽’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몇 번이나 빨아들이고 내 버자이너를 빨대로 빨아들이듯 흡입하는가 하면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핥기를 반복했던 것이다. 물론 사이사이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으로 클리토리스를 콕 잡아서 애무하는가 하면 손가락을 질 안으로 집어넣어 G스폿을 자극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내 버자이너의 하나하나를 깨물어보고, 핥아보고, 찔러보고, 맛을 보며 탐구하는 것 같았다고 할까. 이토록 자유분방하고 자극적인, 그리고 탐구적인 커닐링구스를 서비스 받다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오럴 섹스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C처럼 ‘쩝쩝’ ‘쪽쪽’ ‘쓰읍’ 등 소리는 자제했지만 오럴 섹스에 대한 애티튜드와 테크닉만큼은 C와 닮으려고 애쓰게 된 것. C와 오럴 섹스를 할 때만큼은 페니스를 덥석 무는 성의 없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롤리팝을 입에 물듯이 귀두를 핥거나 흡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환을 자극할 때에 항문 주변을 정성껏 애무하면서 그의 페니스가 어떻게 커졌다 작아지고 항문이 조여지는지를 관음했다. 내 시도에 C는 감격했고 그날 우리의 섹스는 여느 때 못지않게 뜨거웠다.
대부분의 여자는 남자가 표현하는 것에 딱 반 정도만 표현한다고 보면 맞다. 남자가 섹스를 하면서도 점잖은 애티튜드를 잃지 않으면, 여자는 스스로 팜므파탈이 되기 어렵다. 사실 남자가 호색한이 되어도 여자는 쉽게 내숭을 벗어던지지 못한다. 재미있는 것은 남자가 다소 ‘저질’ ‘변태’ 수준이 되면 여자는 욕을 하면서도 은근히 팜므파탈로 변한다는 사실. ‘아, 이 남자에게는 뭐든 해도 천박하게 비추어지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얻는 여자는 한없이 섹시해지니까. 어떤가? 오늘밤 저질 호색한으로 변해 팜므파탈의 여자를 안아보는 것은? 단, 팜므파탈이 하룻밤에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여자가 마음의 빗장을 열 때까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
박훈희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