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시설물 설치 현황 확인하러 계단 오르다 주저앉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작업 중 숨진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12일 또 다른 근로자가 사망했다. 지난 2019년 2월 9일 광화문 광장에서 고 김용균 씨 영결식이 열린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한국서부발전과 태안소방서 등에 따르면 태안화력 협력사 소속 현장 책임자(부장급)인 A 씨(43)가 12일 오전 9시 50분쯤 태안화력 6호기 안전시설물 설치 현황을 점검하고자 계단을 오르다 4층 높이에서 갑자기 주저앉았다.
뒤따르던 동료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119에 신고해 태안군보건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오후 1시쯤 숨졌다.
A 씨는 평소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태안군보건의료원 관계자는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려면 부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는 “A 씨가 숨진 것은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라 지병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전의 사고사와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태안화력에서는 2018년 12월 김용균 씨가 어두컴컴한 발전소 안에서 컨베이어벨트 밑에 쌓인 석탄을 긁어모으다 숨진 바 있다. 올해 9월에도 협력업체와 계약한 화물차 운전기사가 2t짜리 스크루 5대를 차에 옮겨 싣고 끈으로 묶는 과정에서 굴러떨어진 스크루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