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구설수…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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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품 갈취 혐의로 또다시 수사 대상에 오른 양은이파 전 두목 조양은 씨. | ||
경찰은 현재 피해 진술만 확보한 상태다.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경찰은 조 씨가 직접 협박을 해 돈을 갈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폭력 등의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직 조사가 시작되지 않은 상태로 조 씨의 범행경위 및 구체적인 혐의가 무엇인지, 혐의가 입증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경찰 관계자의 얘기다. 올해 초 출소 후 은둔 생활을 하며 좀처럼 공식·비공식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조 씨가 또 다시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내막을 들여다 봤다.
조씨는 2005년 10월 강남구 역삼동의 한 주점에서 발생한 일명 ‘재떨이 사건’으로 2008년 7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월을 확정받고 구속 수감됐다. 하지만 당시 조 씨는 보도된 혐의가 사실과 다르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동시에 억울함을 호소했었다(실제로 조 씨는 이후 피해자와 합의를 봤음).
이후 조 씨의 이름이 다시 언론지상에 오르내린 것은 그가 복역 중이던 2008년 11월이었다. 놀랍게도 조 씨는 피의자가 아닌 사기사건 피해자 신분이었다. 조 씨가 벤틀리 승용차를 계약하는 과정에서 젊은 성형외과의사에게 1억 2000만 원의 사기를 당했다는 소식이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조 씨는 사기 리스계약 때문에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옥중에서 자동차판매점 측을 상대로 1억 95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올 3월 패소했다.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조 씨는 올해 초 출소 후 이렇다 할 특별한 행보를 보이지 않은 채 두문불출해왔다. 특이한 점은 ‘건강악화설’이 끊이질 않았던 조 씨가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조 씨의 근황에 대해 알고 있는 A 씨에 따르면 조 씨는 모처의 골프장에 거의 매일 출퇴근하다시피하면서 골프연습에 매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가족들과 떨어져 경기도 모처에 있는 요양원에서 요양을 할 정도로 건강이 안 좋았던 조 씨였지만 최근에는 공치는 재미에 푹 빠져 집과 골프장만 왔다갔다하는 등 다소 단조로운 생활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또다시 들려온 조 씨의 불미스러운 소식에 A 씨는 적잖이 당황스러운 눈치였다. 하지만 조 씨의 측근들은 현재 조 씨의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섣불리 조 씨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 측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데다가 협박과 갈취가 아닌 단순한 오해나 시비 끝에 불거진 일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취재결과 조 씨에 대한 소장이 정식으로 접수된 것은 아니고 경찰이 인지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잊을 만하면 조 씨의 이름이 불미스러운 뉴스로 오르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조 씨가 현재 고정적인 직업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사를 하든 사업체를 꾸리든 고정적인 소득이 있으면 부당수입에 대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다.
실제로 한 인사는 조 씨가 몇 년 전 역삼동에 전라도 향토음식점을 오픈해 음식점 사장으로 동분서주할 당시에는 일절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씨의 소식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과거 주먹계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지금은 ‘조양은’이라는 네임밸류만 믿고 생사람을 협박하고 폭력을 행사해 돈을 뜯어내는 행위가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시대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조 씨가 뒷일 생각 안하고 무모한 행동을 할 리 있겠나. 그간 조 씨는 그 누구보다 구설에 오르지 않으려고 몸을 사려왔다. 분명 무슨 사연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인사는 “언제적 조양은인가. 이제 그도 환갑을 코앞에 둔 나이인데 정말 안타깝다. 사실여부를 떠나 자꾸 구설에 오르는 자체가 문제며 이해가 안 된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조 씨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의 진술이 확보된 이상 조 씨는 또 다시 경찰의 조사를 피할 수 없는 입장에 처해졌다. 만에 하나 조 씨의 공갈·갈취 혐의가 인정되고 폭력행위에까지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면 조 씨는 이번에도 실형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다시 구설에 오른 조 씨에 대한 혐의가 어떻게 결론날지 자못 궁금하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