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면민을 비롯한 포항시민들이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완전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포항시 제공)
[포항=일요신문] 국방부가 경북 포항 장기면에 위치한 수성사격장에서 오는 16일부터 한 달간 실시 예정이던 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취소하고 향후에도 주민 동의 없이는 사격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포항시 관계자에게 밝혔다.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은 당초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로드리게스(영평) 사격장에서 실시됐으나 지난해 4월부터 지역민과 사전협의 없이 수성사격장에서 강행돼 포항시민 전체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에 장기면민을 비롯한 포항시민들은 수성사격장의 이전·폐쇄를 위한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국방부 차관 및 국회 국방위원 면담 ▲민관군 합동 간담회 개최 ▲차량을 이용한 드라이브스루 집회 등 진행 ▲국방부 및 주한미군사령부에 탄원서 제출 등 투쟁을 벌여왔으며, 최근에는 훈련 저지를 위해 트랙터 등 농기계를 이용해 도로 차단 및 봉쇄 조치를 취했다.
포항시도 장기면민들의 고충을 대변하기 위해 지난 29일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부에 주한미군 헬기사격 중지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한 바 있다.
또 국방부 차관 및 정책기획관과의 면담을 통해 주민 동의 없는 일방적인 사격훈련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기하고 국방부의 근본적인 대책 수립 등 전향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으며, 지난 14일 정세균 국무총리 방문 시에도 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중단을 강력 요청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52만 포항시민의 뜻이 전달돼 16일로 예정됐던 미군의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이 취소됐다”며 “다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며 수십 년간 이어진 사격훈련으로 인한 엄청난 소음과 진동을 국가안보를 위해 묵묵히 견뎌온 주민들의 여망인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완전 중단을 지속적으로 국방부에 요청 및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강덕 시장은 16일 직접 국회를 찾아 민홍철 국방위원장 및 홍준표, 하태경, 한기호 국회의원 등과의 면담을 통해 헬기 사격의 일시적 취소가 아닌 영구적 사격 중단을 국방위원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 줄 것을 건의할 예정이다.
포항시의회(의장 정해종)도 지난달 8일 긴급 임시회를 소집해 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전면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한 바 있으며, 지난달 11일에는 수성 사격장 앞 시위현장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민·관·군 간 의견을 조율하기도 했다.
지역 시민단체인 포항지역발전협의회도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국방부에 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해 장기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포항시민 전체의 문제라는 의식으로 수성사격장 사태의 해결을 촉구한 바 있으며, 해병대 1사단도 포항시민의 의견을 국방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성사격장은 1965년 면적 약 1220만㎡에 조성된 군사시설로 그간 해병대, 해군, 육군2작사 예하부대 등이 전차, 자주포, 박격포 등 공용화기 훈련을 실시해왔다.
권택석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