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실화탐사대
대한민국에 황제 폐하가 다스리는 또 다른 나라가 있다. 제작진 앞으로 도착한 수상한 단체 ‘천태국(가명)’에 관한 제보. 천태국의 입구는 두 명의 문지기가 지키고 있다는데 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어렵게 잠입에 성공한 제작진. 내부는 벽도, 계단도 온통 황금색이었는데 그곳에는 본인을 ‘폐하’로 칭하는 창시자와 그를 추종하는 ‘백성’들이 있었다.
천태국 창시자는 “내가 황태자니까 차기 황 계승자, 천상의 주인이 될 건데. (나를) 폐하라 불러요. 천국, 천상, 극락? 나에게 명을 받지 못한 이상 아무도 못 가”라고 말한다.
이에 천태국 백성들은 “황은이 망극하옵나이다 폐하”라고 답한다.
폐하는 본인이 인류를 구원하고 귀신을 심판하러 하늘에서 온 황태자란다. 의식을 통해 귀신을 퇴치하고 코로나19까지도 치료한단다.
폐하의 퇴마 의식에는 무속인 같은 여자가 있어 폐하가 퇴치하려는 귀신을 부르면 여자는 돌연 접신한 듯 움직이고 목소리도 바꾼다. 폐하의 말 한마디에 여자는 아이나 할아버지가 되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폐하는 죽은 귀신뿐 아니라 살아있는 유명인도 심판한다는 것.
천태국 창시자는 “재임 중에 있었던 모든 부정행위 연방 경찰이 다 밝혀낼 것이야. 너는 심판대 위에 올라섰어. (중략) 야! 트럼프 아메리카 킹”이라고 말한다.
서울 한복판에 자기들의 나라를 세운 천태국 폐하와 백성들. 문제는 천태국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이들이 있다는 것. 천태국 가입 조건이기도 한 제사의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 또 조상을 구원하는 제사부터 본인이나 가족을 위한 제사까지 종류도 많다고.
천태국 창시자는 “조상들 구원하는 건 효도잖아. (제사는) 1500, 2000, 2500, 3000만 원이 기본이고 그 위는 한도 끝도 없어”라고 말했다.
천태국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협박을 안 한다면서 은근히 적당한 시기에 (제사) 하나 끝나면 또 하나, 하나 끝나면 또 하나. 사람들을 블랙홀처럼 싹 (빨아들여요)”라고 말했다.
제사 비용으로만 수억 원을 잃는 사람도 있다는데 결국 사기죄로 고소당한 폐하. 하지만 법원에서는 천태국 제사를 무속 행위로 인식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천태국 측은 협박, 강요 등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베일에 싸인 천태국의 정체를 파헤쳐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