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암수술센터, 80% 절제된 간 한 달 뒤 재생
박광민 센터장 수술 모습
[부산=일요신문] 부산 온종합병원이 어른 한 뼘 넘는 초대형 전이성 간암을 완전히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절제 이후 한 달여 지나면 간은 완전히 재생하므로 이 환자는 이번 수술만으로 완치되게 됐다.
온종합병원은 소화기암수술센터 박광민 센터장이 대장암에서 전이된 60대 환자의 25㎝짜리 거대 간암을 절제술을 통해 완전히 제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환자는 암이 너무 커서 전방 간 절제술이라는 기법을 사용했다. 이 수술의 핵심은 전존 간의 원활한 재생을 위해 중간 정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있다. 전방 접근 간 절제술은 떼어낼 간을 박리해서 절제하는 게 아니라, 그냥 둔 채 절제한 다음 간을 박리해야 한다. 한마디로 엄청난 출혈을 각오하고 신속히 절제하면서도 중간 정맥이 손상되지 않아야 하므로 많은 외과 의사들이 이 수술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광민 센터장(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주임교수)은 “전이성 간암은 절제만 제대로 이뤄지면 수술 예후가 매우 좋은 편”이라면서 “이 환자의 암은 엄청난 크기이면서도 다른 조직에 전이되지 않았고, 절제된 간은 한 달 정도 지나면 완전히 재생되므로 앞으로 환자가 여명을 누리는 데 아무른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63세 남성인 C씨는 지난 2019년 부산의 모 대학병원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았으나, 올해 초 암이 간으로 전이됐음을 확인했다. C씨는 몇 군데 대형병원들을 찾아다니며 수술을 요청했으나 암 크기가 지나치게 커서 위험하다는 대답을 듣고 결국 온종합병원 소화기암수술센터 박광민 센터장을 찾았다.
박광민 센터장은 지난 11월 20일 3시간에 걸쳐 이뤄진 수술에서 암 세포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C씨는 간의 80% 정도 잘라냈다. 일반적으로 B, C형 간염이나 간경화 등이 없이 건강한 간이라면 전체의 80%를 떼어내도 몇 주만 지나면 정상 기능을 할 수 있게 완전히 재생된다고 한다.
C씨는 다행히도 전이된 암세포 외에 B형 간염이나 간경화 소견을 없었다. 이 덕분에 수술 사흘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긴 C씨는 매우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종합병원 박광민 센터장은 “간암의 크기가 크다고 결코 수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절제된 간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완전히 재생되기 때문에, 환자나 외과의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수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