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따끈한 정보’ 목말라~
그런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검찰과 민정라인이 그동안 이인규 팀에 밀린 것에 대한 한풀이라도 하려는 듯 이번 사건을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조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관가의 한 소식통은 이에 대해 “그동안 공직윤리지원관실에 밀렸던 검찰이 이번에 기회를 잡은 것 아닌가. 원래는 이인규 전 지원관을 자르는 선에서 해결되어야 하는 것인데 자꾸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컴퓨터 파일을 지운 사람까지도 철저하게 수사하는 등 무리하게 조지고 있다는 얘기가 총리실 쪽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이 이인규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명박 정권의 실세들에 대한 고급정보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전 지원관은 일종의 대통령 하명수사팀이었기 때문에 친인척을 비롯, 실세들에 대한 광범위한 내사 자료도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지난주 <일요신문>이 보도한 ‘이인규와 지원관실 대해부’ 기사에 대해 이인규 전 지원관 지인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맞다”는 평가와 함께 “앞으로 지원관실 기능을 대체할 조직이 없을 건데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관가의 또 다른 소식통은 이에 대해 “이인규 팀에 있던 사람들과 얘기를 해보니 ‘피의자 입장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모멸감도 느꼈고, 손발이 다 묶인 느낌이 들어 참담했다’라는 말을 하더라. 또한 그 사람들은 ‘이번 사건으로 힘이 세진 민정라인이 이인규 팀이 하던 기능을 넘겨받을 텐데 그 과정에서 가릴 것은 가리면서 왜곡이 될 가능성’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더라. 더 큰 문제는 그런 정보의 왜곡을 필터링할 기관도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규 팀이 그동안 민정 등 공개된 정보기관이 미처 커버하지 못하던 정보의 왜곡 등을 필터링하는 순기능이 있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그 존재가 사라진 것이 안타깝다는 게 이 전 지원관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그래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옛 공직윤리지원관실이 하던 역할을 이명박 대통령의 마지막 심복인 원세훈 국정원장이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국정원 실세조직은 대부분 이상득 의원이 정권 출범 때부터 심어 논 ‘SD라인’이 장악하고 있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그래서 이 대통령이 이인규 팀이 하던 기능 일부를 자신이 가장 믿고 있는 원 원장의 국정원 ‘비선 라인’을 통해 계속 되살려 나갈 것이라는 얘기다.
“이인규 사건에 대해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아까운 인재 한 명만 날아갔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 책임질 장본인은 따로 있는데… 그 위에서 사사건건 지휘하던 사람은 살아있고 애꿎은 국장 한 명만 자르고 넘어가려는 것 같다, 허허허.”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켜보던 관가의 한 소식통은 쓴웃음을 지었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