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없다” “독재 아니냐”…공수처법, 혼란 속 법사위 통과

안건조정위 직후 전체회의서 표결…11명 찬성에 과반 처리

[일요신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8일 전체회의를 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처리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석을 둘러싸고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안건조정위원회가 끝난 지 불과 30여 분 만에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건조정위원회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며 반발했지만 수적 열세에 무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법사위 야당 간사) 등이 윤호중 법사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을 둘러싸고 고성을 지르며 항의를 시작했다. 안건조정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여당 간사) 역시 이에 맞서 목소리를 높였다. 

공수처법이 상정된 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대체토론을 신청했으나 윤호중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는 것을 이유로 들며 “토론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토론 없이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이에 항의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지만, 법안은 표결에 부쳐졌다. 

이에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 11명과 범여권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찬성 의사를 표시해 과반으로 법안이 통과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처리하기 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들어와 여당 의원들과 논쟁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법사위에서 법안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석을 향해 “이런 독재가 있나”, “의원 되니 세상이 안 무섭냐”라며 따져 물었다. 

통과된 개정안의 핵심은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의 의결정족수를 현재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던 것을 5명(재적위원 중 3분의 2)으로 낮추는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처리된 공수처법 개정안을 오는 9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진행할 경우를 대비해 10일부터 임시국회도 소집할 방침이다. 

이수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