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태원 보이즈’ ‘청담동 배우들’ 이후에도 변함 없는 연예인들에 뿔난 대중들…“코로나 바이러스가 연예인만 피해가나”
지난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수 청하. 그와 함께 생일파티에 참석했거나, 청하의 집에서 다른 모임을 가진 각 걸그룹 멤버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사진=박정훈 기자
1시간 여의 모임을 끝낸 뒤 청하는 자신의 집에서 연정, 사나(트와이스)와 함께 따로 모여 놀았다. 이튿날인 5일 청하는 어깨 부상 재활 훈련을 위해 다니던 스포츠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6일 선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청하는 지난 2일 해당 스포츠센터를 방문했었다.
6일 오후에 나온 1차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하루 뒤인 7일 양성 판정으로 다시 확인됐다. 보건소로부터 연락을 받은 직후 접촉했던 멤버들에게 확진사실을 알렸다. 이에 따라 미나, 연정, 채연, 사나와 그들이 속한 그룹 멤버들이 모두 순차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이들은 양성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 자가격리를 유지 중이다.
이번 걸그룹 코로나19 이슈에 연관된 멤버들은 곧바로 검사 결과를 공유하는 한편, 대중들에 심려와 걱정을 끼친 점을 거듭 사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날 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무원 부터 시작해 일반 대중들에게도 소모임 자제가 권고되고 있는 이 시국에 불필요한 모임을 가졌다는 게 가장 큰 비판 이유였다.
특히 가요계는 지난 11월 30일부터 이달 초까지 보이그룹 업텐션과 걸그룹 에버글로우, 가수 이찬원 등 동시다발적인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이어지면서 초긴장상태에 놓여있는 상황이었다.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무대 활동 특성상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높았다. 이 때문에 밀접 접촉자가 아니더라도 동선까지 분석해 확산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해야 했다. 확진 그룹과 함께 방송 무대에 출연한 다수의 가수들이 음성 판정을 받아 한시름 놓은 상황에서 또 한 번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만한 일이 발생할 뻔한 셈이다.
지난 5월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대거 확산이 이어지는 시기에 동료 가수들과 이태원 주점을 방문한 각 보이그룹 멤버들도 대중들의 질타에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은 차은우의 자필사과문.
앞서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대거 확산 때 이태원의 주점을 방문했던 보이그룹 멤버들도 대중들의 집중 포화를 받은 바 있다. ‘97모임’으로 불리는 NCT 재현, 세븐틴 민규, BTS 정국, 아스트로 차은우 등은 실명이 공개되면서 결국 자필 사과문을 올려 고개를 숙였다.
같은 달 배우 이민정, 이주연, 김희정과 걸그룹 티아라의 효민, 전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 등이 청담동에서 열린 지인의 생일파티에 참석했다가 역시 대중들의 뭇매를 맞았다. 이들 역시 소속사가 사과하며 논란을 진화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예방은 비연예인들한테만 강요되는 거냐”는 대중들의 분노를 잠재우긴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국에’ 모인 걸그룹 멤버들에게 꽂히는 따가운 눈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연예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공식적인 활동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점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연예인은 비껴나가냐’는 지적도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소규모라도 모임을 가진 건 안이한 행태가 맞다”며 “특히 지금이 지난 3월이나 8월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어서 비판의 정도도 더 거셀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당사자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