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올레꾼 위한 향기 나는 휴식처
▲ 각종 허브와 조형물들이 어우러져 마치 동화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허브동산. 오른쪽은 허브동산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가족. |
올레길이 지나는 해비치해변에서부터 약 2㎞ 떨어진 표선면 표선리. 1132번도로를 따라 남원 방향으로 가다보면 우측에 허브동산이 자리하고 있다. 8만 6000㎡(2만 6000평)에 달하는 널찍한 부지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다양한 정원마다 각양각색의 들꽃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허브들이 들어찬 곳이다.
허브동산은 모두 12개의 테마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문을 통해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공간이 노트가든(knot garden)이다. 이곳에는 레몬그라스, 레이디맨틀, 배질, 밸가못, 파인애플민트, 휘버휴 등 그 이름도 생소한 허브들이 저마다의 향을 내뿜으며 발걸음을 붙잡는다. 주변에는 붓꽃, 벌개미취 등의 허브가 아닌 꽃들도 다복다복 피어 있다.
노트가든 너머에는 그림상회가 있다. 허브동산의 작은 미술관이다. 언덕 위에 자리한 하얀색 2층 건물에 그림과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장 한가운데는 통나무로 만든 기다란 의자가 놓여 있다. 작품인지 관람객을 위한 것인지 아리송하다. 그러나 ‘앉지말라’는 안내표지가 없고, 또한 만지거나 앉아도 제지하는 관계자가 없으니 작품은 아닌 셈이다.
그림상회 오른편에는 로즈마리이야기관이 있다. 허브차를 무료로 시음하고, 허브족욕을 즐기는 곳이다. 올레꾼들에게 특히 반가운 테마관이다. 들어가자마자 ‘훅’ 하고 달려드는 허브향에 정신이 번쩍 깬다. 이어 허브차를 한 잔 마시고 족욕까지 하면 오랜 걸음으로 쌓인 피로가 말끔히 풀린다.
다음 이동장소는 온실 가득 허브가 피어 있는 하우스가든이다. 아무래도 하우스 안이다보니 여름철 이용하기는 다소 덥다. 얼른 이곳을 빠져나와 허브카페로 향한다. 허브로 만든 빅버거와 허브아이스크림을 비롯해 각종 허브차들이 있는 전망 좋은 카페다. 허브카페 위쪽으로는 감귤체험농장이 있다. 농장에서는 수확철이면 감귤따기 체험을 진행한다.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라벤더광장이다. 보라색 라벤더가 바람에 물결처럼 일렁이는 라벤더광장에는 재미있는 조각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어린왕자, 배를 타고 가는 난장이, 피리 부는 소년 등의 조각들이 라벤더가 활짝 핀 광장 여기저기 세워져 있다.
라벤더광장에서 노트가든의 축소판인 미니노트가든을 지나면 연인의숲과 새터, 풍차전망대, 연인돌담길이 차례로 나온다. 연인의숲은 한마디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으슥한 구석. 연인들이 오붓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새터는 녹색 잔디마당 위에 새모양 조각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머물기보다 그냥 스쳐 가도 무방하다. 하지만 풍차전망대만큼은 반드시 올라가보길 권한다. 풍차 위에 올라가면 허브동산의 전경과 표선해비치해변의 멋진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풍차전망대 아래에 있는 연인돌담길은 연인의숲과 비슷한 공간이다. 허브동산 마지막 코스로 이끼와 고사리풀 무성한 돌담길에 들어서면 마구 사랑의 감정이 솟구친다나. 못 믿겠다면 한 번 시험들 해보시길.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길잡이:
제주시→97번도로→성읍→표선교차로→우회전→1132번도로→관통교차로에서 우회전 후 좌측 방향→허브동산 ▲문의: 허브동산(http://www.herbdongsan.com) 064-787-7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