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이번 연구는 그간 알려진 난소암 발병기전 메커니즘에서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밝혀낸 진일보된 연구결과이다.”
계명대 동산병원과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난소암 발병 기전에 대한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세계최초로 규명해 의료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
계명대 동산병원은 이 병원 조치흠 병원장(산부인과)과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의과대학 김재연 교수팀(이하 연구팀)이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난소암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며, 프로게스테론을 이용한 표적치료로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고 15일 밝혔다.
이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미국국립과학원회보) 2020년 12월호에 게재됐다.
김재연 인디애나주립대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난소암 생쥐모델에 프로게스테론을 투약했을 때 난소암의 발병 시기가 빨라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프로게스테론의 작용을 차단하는 미페프리스톤을 투약했을 때, 난소암 생쥐모델에서 난소암의 발생이 억제되고 생쥐의 생존기간이 길어졌고, 생쥐모델에서 프로게스테론 수용체를 비활성화 했을 때, 난소암 발생과 진행이 억제되는 것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프로게스테론과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의 신호전달경로가 난소암 발병 기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혀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난소암은 발생률이 매년 증가하고, 여성암 중 사망률도 높다. 하지만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고 확실한 진단법도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다. 특히 난소암의 절반이 BRCA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와 관련되는데, 이러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여성들은 정기검진이 필요하며, 예방을 위해 40~45세의 젊은 나이에 예방적 난소난관절제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프로게스테론 및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의 신호전달경로가 BRCA 변이유전자(유방암, 난소암의 발생률을 높이는 유전자)를 가진 여성을 포함한 난소암 고위험군에서, 효과적인 비수술적 예방법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즉 항프로게스테론 물질로 프로게스테론 신호를 표적치료해, 난소암 및 유방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조치흠 원장은 “난소암뿐만 아니라 향후 유방암 등 여성암의 발병 위험도를 미리 찾아내 가장 효과적인 호르몬치료를 제시하고 예방 및 진단법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