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일요신문] 고효율·저비용으로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의 안정성과 효율을 대폭 향상시킬 첨가제가 개발됐다.
UNIST(총장 이용훈) 박혜성·양창덕 교수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에 미량의 유기화합물을 첨가해 태양전지의 수분·열·광 안정성을 복합적으로 개선했다고 15일 밝혔다. 전지가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효율(광전변환효율) 또한 기존보다 17% 이상 향상됐다고 전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햇빛을 흡수해 전하 입자를 만드는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다. 작은 결정 알갱이(grain)들이 뭉쳐진 다결정 구조다. 만들기 쉽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수분이나 열 같은 외부 자극에 약하다. 특히 결정 알갱이 사이의 ‘경계면 결함’(grain boundary defect)은 이 물질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마치 보도블록 틈과 같은 경계면 결함을 따라 페로브스카이트가 외부자극을 받아 분해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이 경계면 결함에서 광(光)생성 전하 입자들이 사라져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도 떨어진다.
개발된 첨가제를 넣은 태양전지는 첨가제를 넣지 않는 태양전지보다 약 17% 향상된 21.5%의 초기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했다. 다양한 외부 자극에 대한 안정성이 복합적으로 향상돼 1,600시간 작동(40% 습도조건) 후에도 전지 초기 효율의 80% 이상을 유지했다. 반면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은 태양전지는 광전변환효율이 초기 효율의 30% 이하로 급감했다.
제1저자인 구동환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 첨가제를 페로브스카이트에 넣으면 ‘루이스 산 염기 반응’과 ‘수소결합’을 통해 결정성(crystallinity, 원자배열이 고른 정도)은 우수하고 크기가 큰 결정 알갱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UNIST 신소재공학과 박혜성 교수는 “하나의 첨가제를 이용해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복합안정성과 광전기적 성질을 모두 개선한 연구”라며 “이번에 개발한 첨가제는 태양전지 뿐 아니라 페로브스카이트 LED(PeLED)와 같은 다양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광전 소자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재료 분야의 권위 학술지인 ‘Advanced Energy Materials’ 에 10월 30일자로 온라인 공개됐으며 출판을 앞두고 있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 한국동서발전(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의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김기봉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