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실화탐사대
지난 11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는 40대 부부. 하루에도 몇 번씩 ‘공포’가 시작된 날을 되새기며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반문해 본다고 한다.
일요일 밤. 늦게까지 TV를 보면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던 그때 현관문에서 덜컥거리며 수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부부.
만약 그 즉시 밖에 나갔더라면 지금의 두려움도 없었을 거라고 한다. 그리고 새벽 1시경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간 남편이 뭔가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물체가 현관문 앞에 놓여 있었고 현관문 손잡이와 초인종에 집중적으로 발라져 있던 검은색의 그것. 심한 악취를 풍기며 집 앞을 초토화 시킨 물체는 다름 아닌 똥이었다.
남편은 “앞에 검은색 뭐 이상한 게 있더라고요. 일단 문을 열었을 때부터 냄새가 이미 진동을 하고 있었어요. 딱 사람 인분같이 그런 모양이었고요. 그 옆에 소변도 같이 있었으니까 이건 누가 인분을 싸고 도망갔구나 했죠”라고 말했다.
누가 가족이 사는 집 앞에 똥을 싸고 갔을까. 하지만 오물 테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똥 테러 3일 후 담당 형사가 배치되어 피해자 집에 있는 시간에도 테러가 일어났다.
이번엔 까나리 액젓을 현관문과 아이 자전거에 잔뜩 뿌리고 간 것. 그리고 다음 날에는 누군가 씹던 껌이 발견됐고 또다시 까나리 액젓이 현관문에 뿌려졌다.
불과 열흘 사이에 발생한 총 4번의 오물 테러. 점점 대담해지는 범인의 수법에 현관문을 열기가 공포스럽다는 피해 가족. 범인을 찾기 위해 CCTV를 확인했지만 오물 테러가 일어났을 거라 추정되는 시간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전혀 없었다.
같은 동 주민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피해 가족의 아랫집 주민이 한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글에 똥 테러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피해가족 아랫집 주민은 “이삿날부터 이미 악몽은 시작되었습니다. 첫날부터 달리기 운동회를 엽니다. 밤 11시에 청소기 돌리고 가구 옮기고 자살하고 싶었습니다. 칼 들고 올라가고 싶었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똥 테러 때문에 바로 아랫집인 자신들이 의심을 받고 있고 오히려 윗집의 층간소음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의문의 테러를 당한 윗집과 이들 때문에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이웃.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한 아파트에서 생긴 미스테리한 사건을 취재해 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