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루이스’ 거구에 스피드 굿, 클리어 판박이…‘소닉킹이지’ 체격·자세 좋아 제 몫 확실히 할 듯
렛츠런파크 부산 소속 외국산 2세마 클리어, 영웅루이스, 소닉킹이지는 뛰어난 체격을 지녔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 경주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박은숙 기자
#클리어(미·수·1전1/0/0·박희상·울즐리 부:FLASHBACK 모:CAN YOU TALK 레이팅:38)
클리어는 부산 경마장 명문 울즐리 조교사의 미국산 수말로, 데뷔전에서 탁월한 능력을 과시하며 신예 기대주로 떠올랐다. 540kg대의 거구임에도 빠른 스피드를 타고났으며, 주행 자세와 주폭이 매우 좋아 3세가 되는 내년에는 큰 활약이 기대된다.
11월 14일 주행 심사에서 1분 03초 3을 기록하며 3위로 통과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반 박자 늦게 게이트에서 나와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여섯 번째로 돈 후, 직선주로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했다. 10마신 정도 벌어졌던 1위와의 격차도 2마신으로 줄이며 3위로 골인했다. 특히 막판에 강한 추진이나 채찍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시원한 탄력과 넓은 주폭을 보이며 마필 스스로 뛰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한 달 후에 펼쳐진 데뷔전에서 2위권을 7마신 차로 따돌리며 압승을 거뒀다. 어느 정도 선전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잘 뛸 줄은 몰랐다. 1200m 1번 게이트에서 출발, 의외의 선행 작전을 펼치며 1분 14초 5로 우승했다. 스타트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주행 심사와 마찬가지로 반 박자 늦게 게이트에서 나왔는데, 곧바로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두권에 합류했다. 이후 선두 그룹에서 반 마신의 리드를 유지한 채 가장 먼저 직선주로에 들어섰다. 결승선에서는 더욱 탄력을 발휘하며 성큼성큼 앞서 나갔다. 마치 뒤에서 힘을 안배하던 추입마 같은 탄력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막판 100m를 남겨두고는 우승을 확신하고 제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부마 플래시백은 씨수말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돼 평가하기 어렵지만, 조부마가 지난번에 소개한 태핏(TAPIT)이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미국 리딩사이어에 오르며 최고의 씨수말로 평가받았다. 모마 캔유토크는 경주마로 활약하지 않았고, 자마 성적도 없어 역시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혈통을 분석해본 결과 기본 이상은 되고, 거리 적성도 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주행 심사와 데뷔전을 보자마자 ‘이거 물건이다’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기대치가 매우 높다. 540kg이 넘는 뛰어난 체격 조건과 스피드와 근성을 겸비했고, 조교사가 울즐리란 점에서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이 예상된다. 또한 마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희상 마주는 보유 마필이 모두 외국산이다. 파샤, 프로칸설이 1군에 진출했고, 헌치는 최근 5연속 입상을 기록하며 2군에 올랐다. 모두 본인이 직접 수입했고, 모두 성공했다는 점에서 경마에 대한 안목이 높아 보인다. 앞으로도 박희상 마주의 마필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영웅루이스(미·수·1전1/0/0·고희종·권승주 부:VIOLENCE 모:DON‘T STOP TO SHOP 레이팅:38)
영웅루이스는 권승주 마방의 미국산 수말로, 지금까지의 모습은 위에 소개한 ‘클리어’와 매우 흡사하다. 540kg의 거구에 주행 심사 3위 통과 후 데뷔전에서 우승한 점은 거의 도플갱어 수준이다. 또한 거구답게 주폭이 넓고 크며, 뒷심을 기본으로 스피드까지 겸비했다는 점에서 역시 앞으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11월 7일 주행 심사에서 1분 02초 9의 기록으로 3위로 통과했다. 상대마들보다 한 박자 늦게 게이트에서 나오며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여덟 번째로 돈 후, 직선주로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LF 12.5)을 발휘하며 쭉쭉 올라왔다. 선두권과 10마신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목 차로 좁히며 결국 3위로 통과했다. 막판에 강한 추진과 채찍을 동반했지만, 인상적인 끝걸음을 통해 가능성만큼은 충분히 보여줬다.
12월 6일 데뷔전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단승식 배당이 29.8배(인기 7위)로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록키스카이, 역전명수, 성산파워, 한빛영광 네 마필이 인기마였으나, 영웅루이스가 자력으로 모조리 꺾었다. 1400m 10번 게이트에서 출발, 게이트 이탈은 가장 늦었다. 그러나 약 100m를 지나면서 빠른 스피드를 발휘하며 2선에 가세했다. 4코너까지 선입으로 2위 그룹을 형성한 후, 직선주로에서 앞서가던 록키스카이를 2위로 밀어내고 역전승을 거뒀다. 선두권이 경합을 펼쳤다거나 레이스 운이 따른 것이 아닌 순수한 자력 우승이었고, 경주 거리가 처음 뛰는 1400m라는 점에서 100점 만점을 주고 싶은 데뷔전이었다.
부마 바이얼런스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 2승 2위 1회를 포함해 4전 3승 2위 1회의 짧은 경주마 생활을 마치고 씨수말로 전향했다. 2017년 데뷔 첫해 2세마 부문 9위, 2018년에는 5위에 오르며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현재 10세로 씨수말치고는 젊은 편이고, 거리 적성도 길다는 점에서 영웅루이스의 미래는 밝다. 특히 주행 심사에서 보지 못했던 초반 스피드를 발휘하며 변화를 보였다는 점에서 기대치를 올려도 괜찮을 듯하다.
#소닉킹이지(미·거·3전1/1/0·춘강·토마스 부:EXAGGERATOR 모:NICOLE’S WILDCAT 레이팅:46)
소닉킹이지는 2019년 다승 2위를 기록한 토마스 마방의 미국산 거세마다. 데뷔전에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두 번의 경주에서 연이어 입상하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대형마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체격과 안정적인 주행 자세를 지녀, 자기 몫은 충분히 해줄 것으로 예측된다.
주행 심사 모습이 워낙 좋았다. 당시 1군마 에이스돌풍을 따돌리고 1분 02초 4를 기록하며 1위로 통과했다. 뛰어난 순발력과 뒷심, 결승선 통과 시에는 강인한 근성까지 보였기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데뷔전에서는 4위에 그치고 말았다. 인코스 선입으로 최적의 전개까지 펼치고도 막판 탄력이 나오지 않았다. 우승마 ‘굿포유’와 차이도 7.5마신으로 제법 컸다. 경주 끝나고 복기하면서 실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빠른 출발을 하며 여유 있게 선입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세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앞서가던 마필들을 제치고 역전승을 거뒀다. 데뷔전과 비교해볼 때 뚜렷한 전력 향상이었다. 기록도 1초나 앞당겼고, 전체적인 경주 운영도 훨씬 안정적이었다.
세 번째 경주에서는 2위를 기록하며 한 계단 내려갔지만 내용은 좋았다. 경주 도중 진로 방해를 받았음에도 2위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11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을 하며 2선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3코너 지점에서 14번 콰드로맥스가 안으로 급격히 들어오며 여러 마필을 방해했다. 주춤한 이후 자리싸움에서 밀리며 외곽 질주로 일관했으나 막판 근성을 발휘하며 2위로 골인했다. 방해를 받지 않았다면 더 좋은 결과도 가능했었다.
부마 이그재저레이터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2승 2위 2회 3위 1회를 기록하며 107만 달러를 벌어들인 우수한 경주마였다. 2016년 씨수말로 전향해 소닉킹이지가 첫 자마라 평가할 수 없지만, 부마가 그 유명한 ‘컬린’이란 점에서 기대할 만하다. 2007년과 2008년 미국 연도대표마에 선정된 컬린은 2019년 리딩사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씨수말로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모마 니콜스와일드캣은 소닉킹이지가 두 번째 자마다. 첫 자마 바이에니민스(Byanymeans·암)가 5전 1승 2위 2회의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