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짜리 단기 스폰서 계약…불법 성매매지만 적발 가능성 거의 없어
평소 비즈니스로 자주 텐프로 업소를 이용하던 사업가 A 씨는 연말을 맞아 단골 텐프로 업소의 마담과 안부를 묻는 전화 통화를 했다. 통화 도중 친분이 있던 접대 여성의 안부를 물었는데 지금 자가격리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어쩌다 그랬느냐고, 행여 양성이 나올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 아니냐고 묻자 마담은 오히려 웃었다고 한다.
최근 영업이 금지된 룸살롱이 아닌 자신의 집을 영업장 삼아 불법 성매매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연출된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일요신문DB
A 씨가 들려준 텐프로 마담과의 통화 내용이다. 일종의 단기 스폰서 계약이다. 접대 여성 입장에선 매일 힘들게 업소에 나가지 않아도 되고 2차가 쉽지 않은 텐프로에서 접대 여성과 2주간 계약 연애 제안은 단골손님 입장에서도 꽤 매력적인 유혹이다.
상당한 비용이 들고, 개인과 개인의 거래라 현금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텐프로 단골손님인 경우 그 정도의 재력은 된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연히 불법 성매매지만 적발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접대여성의 집을 드나들며 만나 성관계를 갖는 형태라 행여 적발될지라도 애인관계라고 얘기하면 된다. 현금이 오간 터라 금전적인 보상에 대한 수사도 쉽지 않다. 또 다른 텐프로 업소에서 일하는 관계자 역시 요즘 유행한다는 자가격리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단골손님 가운데 우리 애(접대여성)랑 자가격리에 들어간 이들이 있다. 평소라면 업소에선 강하게 만류, 아니 절대 2차를 못하게 금지하지만 어차피 가게도 문을 닫은 상황이라 별 다른 얘길 안 하고 있다. 괜히 돈이 급해 다른 불법 영업 룸살롱에 가서 일하다 적발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요즘 얘길 들어보면 실제 하루 종일 자가격리 하듯 붙어 있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재택근무로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남자 손님들이 집에는 출근한다고 그러고 회사가 아닌 자가격리 계약을 맺은 아가씨(접대여성) 집으로 출근하는 거다. 거기서 일도 하고 술도 마시고 사랑도 나누고 그런다고 들었다.”
집에만 머무르며 외출을 자제하고 외부인 접촉도 최소화하기 때문에 그나마 방역에 도움이 되는 불법 영업이다. 텐프로 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런 자가격리를 원하는 접대여성들의 속내는 바로 본격적인 스폰서 계약이다. 또 다른 강남의 쩜오 업소 마담의 설명이다.
접대여성과 손님의 만남이 룸살롱의 룸으로 국한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영업이 금지되면서 접대여성의 집에서 손님과 계약 연애를 하는 불법 성매매가 ‘자가격리’라는 용어로 급증하는 추세다. 연출된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일요신문DB
텐프로 업계에서는 스폰서 관계 말고도 하루짜리 데이트 코스도 유행했었다고 한다. 업소에서 가까워져 연락처를 주고받은 뒤 밖에서 따로 만나 하루 동안 데이트를 즐기는 방식인데 역시 성매매가 목적이다. 반드시 성관계가 목적이 아닌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접대여성과 함께 골프장으로 데이트를 떠나는 경우도 있다(관련기사 ‘룸’ 다시 닫히자…텐프로녀들이 골프장으로 간 까닭은?).
텐프로 업계에선 요즘 유행하는 자가격리가 이런 하루짜리 데이트와 정식 스폰서 관계의 중간 형태 정도로 바라보고 있다. 외부활동에 제약이 많은 요즘 분위기에선 하루짜리 데이트도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강남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흐름이 텐프로나 쩜오 등 고급 룸살롱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룸살롱까지 확산 중이라고 한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