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박 ‘별꼬리’ 줄줄이 걸려들까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외사부(부장 김석우)에 배당했다. 시민의 고발 내용은 신정환이 필리핀 현지 대부업자한테서 여권을 맡겨 거액을 빌려 도박을 했다는 내용으로 매스컴이 꾸준히 제기해온 의혹들이다. 현재 신정환이 받고 있는 혐의는 상습원정도박, 외환관리법 위반과 여권법 위반 등이다. 그렇지만 신정환이 관광 차원에서 카지노를 방문했으며 외환관리법을 위반할 만큼 거액으로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경우 검찰은 이들 혐의를 입증하기가 어려워진다. 또한 여권을 맡겨 거액을 빌렸다는 혐의 역시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여권을 압수당했다는 소문이 알려져 외교부에서 확인에 들어갔을 당시 신정환은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수사는 신정환 본인보다는 카지노에서 도박 자금을 빌려준 ‘꽁지’와 해외로 도박 자금을 불법적으로 송금해준 ‘환치기 업자’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현재 외사부는 “고발인 조사를 먼저 마친 뒤 신정환에 대한 수사에 돌입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신정환 강제 송환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항간에선 검찰이 신정환과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 : 피고가 유죄를 인정하거나 다른 사람에 대해 증언을 하는 대가로 검찰 측이 형을 낮추거나 가벼운 죄목으로 다루기로 거래하는 것)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지 꽁지나 환치기 업자 등에 대한 수사가 난항을 겪을 경우 검찰이 사면초가에 놓인 신정환에게 관련 정보 제공을 빌미로 플리바게닝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것.
실제 필리핀 세부 현지에선 신정환 외에도 수많은 연예인의 도박 관련 소문이 무성하다. 신정환이 세부 워터프론트 호텔 카지노에서 바카라를 했던 시기에 톱스타 L도 같은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즐겼다는 목격담이 줄을 잇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신정환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현지 꽁지나 환치기 업자들까지 수사가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된 다른 연예인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는 것. 이처럼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이 신정환 한 명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예계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