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까지 털겠다”던 소속사 측 경솔한 대응도 도마 위…“피해자에게 직접 사과 해야” 여론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에 출연 중이던 가수 진달래가 학창시절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미스트롯2’에서 하차했다. 사진=티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글쓴이에 따르면 가해자는 인사를 똑바로 안 했다고, 엄마랑 같이 있는데 인사를 너무 90도로 했다고, 몇 분 내로 오라고 했는데 그 시간에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폭력을 휘둘렀다. 주로 얼굴을 때리다가 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붓고 멍이 들자 그 다음부터는 ‘얼굴을 때리면 티가 난다’며 몸을 때리기 시작했다는 게 글쓴이의 폭로 내용이다.
특히 가해자가 글쓴이의 복부를 걷어차자 그걸 옆에서 본 가해자의 친구가 “얘네 나중에 임신 못 하면 어떻게 하냐”며 말렸으나 “그것까진 우리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며 계속해서 발로 배를 걷어찼다는 부분이 대중들을 경악시켰다. 당시 글쓴이는 가해자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으나 그가 거주했던 지역이 강원도 정선인 점, 가해자가 KBS ‘아침마당’에 출연한 적이 있다는 점 등을 토대로 가해자가 진달래로 지목됐다.
일부 네티즌들이 진달래의 SNS를 찾아가 학폭 의혹이 사실인지를 묻자 그의 소속사 티스타엔터테인먼트는 경솔한 대응으로 논란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티스타엔터테인먼트는 공식 SNS 계정으로 “사실무근, 허위 유포자는 사이버수사대에 수사요청해서 잡히면 신상으로 영혼까지 털어드립니다”라는 댓글을 달아 네티즌들과 한때 설전을 벌였다. 한 네티즌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부터 밝히고 영혼을 탈탈 터는 게 맞지 않냐”고 지적하자 “사람이 조금 잘 되지 싶은지 악플이 달리더라. 악플과 (미스트롯2) 경연의 피로도 때문에 많이 힘들다. 경찰에 고소 부탁드렸다. 사실증명은 법원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법에서 판결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그러나 진달래가 학폭 사실을 인정하면서 소속사의 ‘악플러 법적 대응’이 머쓱해진 상황이다. 진달래는 지난 1월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의 어린 시절 철없는 행동이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으셨다는 말에 가슴이 찢어지게 후회스럽고, 저 스스로가 너무 원망스럽다”며 “가수 진달래이기 전에 저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됐기에 지난 시절 저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뼈 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티스타엔터테인먼트 측도 “학교폭력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당사는 본인에게 이번 학교폭력 논란에 대한 일부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현재 진달래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했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달래는 과거 자신의 잘못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현재 출연 중인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하차할 예정이다. 진달래의 행동으로 상처와 피해를 입으신 분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 전한다”고 덧붙였다.
가수와 소속사 모두 학폭 논란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이들을 향한 비난 여론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앞으로도 연예계 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서 대중들이 그에게 공식 사과 이상의 대응을 바라는 것은 다소 과한 처사일 수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학폭 의혹이 불거졌던 연예인들의 사례 가운데 가해의 강도나 잔인성이 다른 이들보다 높은 데다 소속사의 경솔한 초기 대응으로 논란이 더욱 거셌던 만큼 피해자에 대한 사과 등 공식 입장 이후의 행보에도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진달래는 2017년 KBS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에서 활약하며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지난 2020년 12월부터 ‘미스트롯2’에 출연, 본선 3차전까지 진출했다. 현재는 학폭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미스트롯2’ 관련 영상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