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과 음주·스트레스는 소화 장애 원인...적당히·천천히·꼭꼭 씹어 먹어야
맛있는 명절 음식을 먹은 다음에는 눕거나 바로 자는 행동은 피하고 30분 정도 휴식을 가진 뒤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부산=일요신문] 코로나19 확산세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코로나19의 경우 비말을 통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재택근무 등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로 인해 활동량은 줄어들고 고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는 일이 잦아져 급격히 살이 찌는 경우가 늘었다.
며칠 후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예년과 확연히 다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설 명절을 맞이한다. 올해 설은 가족들이 모이지 못하면서 과거 명절에 비해 활동량은 적어지는데 반해 떡국, 전, 탕, 산적, 강정 등 고열량·고지방 음식은 평소보다 2∼3배 정도 많이 섭취하고 음주량도 늘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럽게 체지방이 쌓이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비록 5인 이상 집합금지로 많은 식구가 모이지는 않지만 우리 민족 고유의 설 명절이라는 특성 상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 늘어난 주방일과 잔소리 등으로 스트레스에 쌓이는 환경에 놓인 주부, 결혼적령기, 취업준비생, 수험생 등의 경우 잔소리로 인한 스트레스는 위 운동을 방해해 소화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부담스러운 식사 자리를 빨리 벗어나기 위해 급하게 먹다 보면 위 이완 기능이 저하되어 복부팽만감이나 트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소화기관이 건강한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음식 조리 과정에서 식용유보단 올리브오일을 사용하며 채소는 기름을 이용해 볶기보다는 물을 이용해 데치는 것이 좋으며 육류는 조림보다 구이로 준비하도록 한다.
음식을 섭취할 때에는 개인 접시에 덜어 과식을 예방하며 포만감이 높은 야채를 우선 섭취하며 국물보단 건더기 위주로 먹고 전은 양념을 찍지 않고 먹도록 한다.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만큼 평소보다 덜먹었다는 생각이 들게 섭취하며 남은 음식이 아깝다고 접시를 다 비우지 말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명절 음식은 나트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도록 한다.
대동병원 소화기내과 임태원 과장은 “지방이 많이 함유된 명절 음식을 평소에 비해 많은 양을 갑자기 먹게 되면 체지방 증가는 물론 소화능력 저하로 소화불량을 일으켜 위산 분비가 촉진되어 음식이 위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져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맛있는 명절 음식을 조금만 신경 써서 적당히,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맛있는 명절 음식을 먹은 다음에는 눕거나 바로 자는 행동은 피하고 30분 정도 휴식을 가진 뒤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간식은 가급적 삼가며 5∼6시간 뒤 다음 식사를 하도록 한다.
가벼운 소화불량은 흔한 소화기 증상이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위염, 역류성 식도염, 십이지장궤양 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으므로 소화기내과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