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의원총회…1강 2중·2대 1 구도 속 1차 투표 과반수 확보 불투명, 역전 가능성 주목
전주상의 회장 출마예상자 (왼쪽부터 가나다순) 김정태 대림석유 대표이사, 김홍식 전북도시가스 대표이사, 윤방섭 삼화건설사 대표이사
[일요신문=전주] 전주상의 회장선거가 3파전 속에 신입회원 확충이라는 절묘한 선거전략으로 다소 싱거운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원선거 결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일대 혼전이 예상되고 있다.
전주상의 이번 제24대 회장은 지난 9일 선출된 82명의 의원과 특별의원 8명 등 90명의 의원이 16일 의원총회를 통해 선출한다. 의원 과반수 이상 참석에 과반수 이상 득표해야 당선자가 된다.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해 당선자를 가린다.
출마가 예상되고 있는 후보군은 김정태 대림석유 대표이사와 김홍식 전북도시가스 대표이사, 윤방섭 삼화건설사 대표이사 등 3명이다. 후보군이 가시화되면서 현 이선홍 회장을 중심으로 임원들이 후보단일화를 통한 추대방안을 추진했으나 후보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무산됐다.
회장 선출이 의원들의 간접선거로 이뤄지는 만큼 누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의원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따라서 대부분 유임이 예상됐던 기존 76명의 의원들을 대상으로 치열한 선거전을 펼쳤으며 우열을 가리기 힘든 승부가 예고됐다.
그런데 의원선거를 앞두고 뜻밖의 상황이 전개되면서 선거 판도가 뒤집어졌다. 신입회원이 갑자기 급증한 것이다. 기존 회원 수의 4배에 가까운 1,160명이 신입회원으로 가입했다. 신입회원 가입전략은 윤방섭 후보 측에서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론의 집중포화와 경쟁 후보들의 정관개정 등 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유효하게 적용됐다.
지난 9일 의원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선거인명부 열람을통해 일반회원 1,492명과 특별회원 32명이 각각 선거인으로 확정됐다. 82명을 선출하는 의원 선거에 107명이 후보등록을 마쳤으며 8명을 선출하는 특별의원 선거는 8명이 등록, 무투표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자 신입회원 가입전략이 주효한 것처럼 분석됐고 의원선거 후 두 김씨 후보들의 출마포기설까지 제기됐다. 의원 후보자 107명 가운데 기존 의원이 63명으로 58.9%나 됐지만 이들이 선거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투표권을 가진 신입회원이 기존 회원의 4배 가까이 돼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원선거 결과는 이 같은 예측을 완전히 뒤집었다. 기존 의원 출마자 63명 가운데 47명이 당선됐다. 일반의원 82명 가운데 57%를 차지했다. 특별의원도 기존 4명에서 8명으로 늘었지만 기존 특별의원들이 유임돼 신구비율이 5대 5가 됐다. 신입회원 가입전략으로 대세를 잡으려던 시도는 완전히 빗나갔다.
여기에 김정태 후보와 김홍식 후보 등 나머지 2명의 후보들이 1차 투표에서 윤방섭 후보의 과반수 득표를 저지하고 2차 투표에서 다득표자를 몰아주기로 한 합의설이 알려지면서 선거양상은 혼돈에 빠졌다. 줄곳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방섭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낙선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신입회원 가입전략이 성공을 거둔 듯했지만 안팎에서 쏟아진 동원선거라는 비난 여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규정을 위반한 불법 선거운동은 아니지만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고 기존 회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윤방섭 후보가 당선되려면 90명의 의원 가운데 45표 이상을 얻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별의원 8명은 대부분 기관·단체들이어서 1~2표 정도이다. 일반의원 가운데 유임된 47명 중 3분의 1인 16명을 가져오고 신임의원 3분의 2인 24명을 확보해도 40명이어서 과반수 득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주상의에 고액의 회비를 납부해 기여도가 높은 일부 대기업 회원들이 윤방섭 후보의 당선시 탈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표심을 흔들고 있다. 현 이선홍 회장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경선을 강행한 당사자라는 설도 부정적인 평가를 낳고 있다.
각 후보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연결했으나 윤방섭 후보는 1차 통화에서 추후 통화 약속을 하고도 지켜지지 않았고 계속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정태 후보는 “선거 전에 후보를 단일화에 동의하고 형식과 방법 등을 현 집행부에 모두 위임했지만 이뤄지지 아쉽다”며 “이번 회장 선거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불공정하지만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홍식 후보는 “의원 선거결과 불리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대부분 CEO인 의원들이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어 올바른 선택을 해줄 것”이라며 “1차 투표에서 반드시 과반수 득표를 저지해서 2차 투료에서 대역전극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