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친모, 그간 양육비 전혀 전혀 지급하지 않아”
20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된 일명 ‘구하라법(민법 개정안)’ 대해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고 구하라씨의 친오빠 구호인씨 등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끝내고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가정법원 가사9단독은 지난 2월 초 구하라의 친부 구 아무개 씨가 친모 송 아무개 씨를 상대로 제기한 양육비 청구 소송에서 일부 인용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송 씨에게 “과거 양육비 및 심판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이번 재판은 송 씨의 과거 양육비와 관련된 것이다. 구 씨는 송 씨와 별거 후 구하라 남매가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 남매를 홀로 양육해 왔다. 송 씨는 그 기간 양육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밀린 양육비는 6720만 원으로 인정됐다. 1인당 월 30만 원으로 책정했고, 기간은 각 112개월로 판단했다.
기존 판례는 한부모 가정이라고 할지라도 친부 혹은 친모가 홀로 양육해 온 부분에 대해서는 그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번 재판에서는 구 씨의 기여분이 인정됐다. 구 씨는 두 번의 기일에 참석했지만 송 씨는 변호인만 대신 보내 재판을 진행해 왔다.
앞서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 씨도 모친 송 씨를 상대로 상속 재산 분할 심판청구 소송을 진행해 온 바 있다. 구 씨는 고인의 상속분을 아들인 구호인 씨에게 양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간 연락이 없던 송 씨가 갑자기 나타나 상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구호인 씨는 송 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 소송을 제기해 광주가정법원 제2가사부로부터 일부 인용 판결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은 구하라 유가족들의 기여분을 20%로 정하고 유산은 구호인 씨와 송 씨가 각각 6:4의 비율로 분할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한 바 있다.
한편 구하라는 지난 2019년 11월 24일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사망 이후 구호인 씨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양육 책임을 지지 않은 부모에게 자식의 재산이 분할되지 않도록 하는 취지의 ‘구하라법’ 입법을 추진해오고 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