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PD수첩’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의 명성을 150% 본인이 만들었다던 한형기 조합장은 한 달여 전 방송 이후 그가 참여하는 또 다른 아파트 온라인 설명회에서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했다. “제게 문제가 있으면 6개월 내에 전 감옥에 있을 겁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낸 곳은 신반포3차, 경남 통합 재건축 일명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임시 총회였다. 그런데 이곳은 지난해 말부터 창호 업체 선정으로 잡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공개한 모델하우스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는데일부 동의 경우 평형과 관계없이 대부분의 세대 거실 창호가 3.6m로 동일했던 것. 조합원들은 창 크기를 늘려달라 요구했지만 조합 측은 지반 안정성 문제와 공사기간 연장, 공사금액 증가 등을 이유로 3.6m 창호 크기를 고집했다.
그런데 조합원들에게 이 모든 이유를 설명한 건 조합장이나 임원이 아닌 ‘일반 조합원’ 신분의 한형기 씨였다. 일부 조합원들은 창호 업체 변경을 요구했으나 시공사 측은 ‘이미 결정된 독일 창호가 아닌 국내 업체 제품을 쓸 경우 공사를 장담할 수 없다’며 대립했다. 하지만 갈등이 커지자 결국 조합 측은 업체 선호도 조사 후 업체를 재선정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황당한 상황은 계속 됐다. 본인은 낸 적 없는 서면결의서가 이미 제출돼 있고 현장 투표용지엔 창호 선택란마저 빠져있었다.
원베일리와 한형기 씨를 둘러싼 문제는 창호뿐만이 아니었다. 2017년 7월 원베일리 역시 아크로리버파크와 마찬가지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됐다. 도시 경관 개선을 위해 도입한 ‘특별건축구역’은 지정 시 건폐율, 건축물 높이, 일조권 등 규제 완화 혜택을 얻는다. 한 씨가 원베일리 건설에 참여하면서 원베일리 역시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준비했다. 아크로리버파크 실적이 있던 A 설계업체가 참여하면서 특별건축구역 지정까지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원베일리 조합과 A 설계업체 사이 계약금액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59억 원에서 138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한 씨는 A 설계업체는 정상적인 입찰과정을 거쳐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A 설계업체의 경쟁입찰 당시 해당 업체에 유리한 조건이 가산점으로 붙은 정황이 발견됐다.
여전히 꿈틀대고 있는 주택가격 폭등의 또 다른 진원지가 될 수 있는 강남 재건축 현장. ‘재건축의 신’이 다녀가는 또 다른 자리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 방송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