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고용제한’ 행정처분도 무시
평택 지제세교지구 아파트 건설현장
[평택=일요신문] 평택의 한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불법으로 집단 고용해 말썽을 빚고 있다.
더욱이 이 현장은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고용제한’ 행정처분을 받고도 골조 시공과 해체 등 전문 분야까지 외국인 노동자를 투입하고 있어 아파트 품질에도 하자가 발생할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경기도 일대에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사업장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집단 발병하고 있는 상황에 자칫 허술한 방역이 시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당국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3일 평택시와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행사인 포스코 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지제동 지제세교지구 도시개발 사업구역 1불럭에 1999세대 규모로 공동주택 신축공사를 진행, 현재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공사현장은 포스코건설의 협력사인 케이세웅건설이 하도급을 받아 철근·콘크리트공사를 맡고 있다.
그러나 케이세웅건설은 지난 2018년 4,6,9월과 2020년 6월 특례고용가능확인서를 발급받지 않고 H-2(방문 취업)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다 적발돼, 고용노동부로부터 오는 2023년 6월 10일까지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고용제한’ 행정처분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고용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해당건설사는 1일 200~300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아파트 건설현장에 투입해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실제로 지난해 12월18일 건설현장 갱폼(안전난간) 해체 과정에서 자재가 바람에 날리는 상황이 발생했으며 갱폼 안에서 근로자가 빠져나오지 못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되기도 했다.
또 비산먼지 흡입시설도 없이 콘크리트 평탄화 작업(그라인딩)을 벌이는가 하면, 계단실 작업과정에서도 강판이 아닌 나무로 된 발판에서 작업을 진행하는 등 안전관리에 허술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밖에도 사업장에 대한 외국인근로자 고용제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불법 고용되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코로나 방역관리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행사인 포스코 건설은 “하청업체와 계약상 의무사항이 아니라 통지 받은 바 없다, 철저한 관리 감독을 하고 있으며 과도한 지시는 하도급법에 따라 협력사에 대한 경영권 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혀 우수협력사 선정 등 건설공사장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현장 근로자는“불법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 등 규정에 따른 현장의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되고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절반은 합법이고 절반은 불법체류자”라도 밝혔다.
이에 대해 평택시와 노동청 관계자는“건설현장의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 교육 등의 지도감독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해명하고“앞으로 정기적인 지도·점검을 통해 위반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법적 조치 등 안전사고 예방에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윤영은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