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95% 이상 촬영 끝나…방영 중단·남주 교체 결단 내리기도 난항
KBS2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남주인공 온달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지수가 최근 불거진 학폭 폭로를 모두 인정했다. 사진=KBS 제공
지수는 “연기를 시작하면서 과거를 덮어둔 채 대중의 과분한 관심을 받으며 여기까지 왔으나 마음 한편에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 늘 존재했고 돌이키기엔 너무 늦은 후회가 저에게는 늘 큰 불안함으로 다가왔다”며 “어두운 과거가 항상 나를 짓눌러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연기자로 활동하는 제 모습을 보며 긴 시간 동안 고통받으셨을 분들께 깊이 속죄하고, 평생 씻지 못할 제 과거를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 개인의 커다란 잘못으로 방송사와 제작진, 배우들, 드라마 현장을 묵묵히 지켜왔던 스태프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것이 괴롭고 죄스럽다”면서 “저로 인해 드라마에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로 인해 피해를 본 모든 분께 무릎 꿇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끝맺었다.
지수는 현재 KBS2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남주인공 온달 역을 맡고 있다. ‘달이 뜨는 강’은 근래 드물었던 고구려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사극으로 남녀 주인공의 케미스트리가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올 상반기 작품 가운데 가장 큰 기대작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수의 학폭 논란이 터지면서 제작진도 방송사도 난감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20부작인 ‘달이 뜨는 강’은 반사전제작으로 이미 95% 가량 촬영이 완료된 상태다. 이 때문에 주연인 지수를 편집하기도, 촬영분을 폐기한 뒤 배우를 교체해 새로 촬영을 하기에도 어려운 상황.
앞서 KBS2는 배우 박혜수 주연의 ‘디어엠’도 방영 직전 박혜수의 학폭 논란이 불거져 방영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불거진 주연 배우의 학폭 이슈로 골머리를 썩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KBS2 측은 이날 회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방송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수의 학폭 폭로는 지난 3월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을 통해 터져 나왔다. ‘배우 지수는 학교폭력 가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폭로글에는 글쓴이 외에도 지수와 같은 중학교 출신이라고 밝힌 네티즌들이 저마다 수위 높은 학폭 피해를 폭로했다. 이 가운데는 남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가해 폭로도 있어 대중들을 공분케 했다. 이로 인해 KBS 시청자 청원에는 지수의 하차를 청원하는 글이 4일 오전 기준으로 568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