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음식점에서 하는 칠순잔치 같은 공연, 코로나19 이후론 안돼” 발언에 “클럽 공연 전체 폄하했다” 분노
가수 호란이 최근 불거진 홍대 라이브 클럽 공연 강제중단 조처와 관련한 마포구청 공무원의 발언을 두고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사진=JTBC 제공
5일 호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포구청 관계자의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이 (정식 공연장으로 등록된) 공연장” “일반 음식점에서 하는 칠순잔치 같은 건 코로나19 전에야 그냥 넘어갔던 거지, 코로나19 이후에는 당연히 안 되는 것 아니겠냐”는 언론 보도 속 공무원의 발언을 게시하며 “오만하고 또 오만하다”고 지적했다.
호란은 “조치의 형평성에 대한 논의는 미뤄두고라도 열정과 헌신과 사명감으로 이 힘든 시기에도 방역지침 지키면서 어렵게 음악의 터전을 지켜가고 있는 라이브 클럽들에 대해 저따위 표현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내뱉는 못 배운 인간에게는 분노할 가치도 못 느끼겠다”라며 “머리에 든 게 없을수록 자기 머리에 든 게 없다는 걸 자각할 능력이 떨어지니 저만큼 오만해지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자기 딴에는 저렇게 말하면서 ‘흠흠 알겠냐? 나는 세종문화회관 정도 되는 데서 하는 하이-크라쓰(클래스)한 음악만 인정하는 그런 고상한 인간이다 이 말이야’ 정도 기분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저런 소리가 자신의 무식함과 교양없음과 소양없음을 지극히 투명하게 전시한다는 사실은 모를거다. 메타인지(고차원적 생각의 기술)는 꽤 고등한 사고의 영역이거든”이라고 꼬집었다.
호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3월 4일 인터넷 매체 팝콘뉴스의 ‘[두 번 우는 라이브 클럽] 현실 따로, 규제 따로…어느 장단에 춤추나’ 기사를 토대로 나왔다. 이 기사는 최근 홍대 인근 라이브 클럽에서 불거진 마포구의 코로나19 지침에 따른 공연 강제 중단 조처를 다루고 있다. 기사에는 라이브 클럽이 공연과 함께 음식, 주류 등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구청에 정식 공연장이 아닌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이에 대한 체계적인 방역 수칙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조치가 이뤄진다는 점을 꼬집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기사는 서울시가 지난 1월 조정된 핵심방역수칙을 고시하며 ‘영업장 내 설치된 무대시설에서 공연행위 금지’ 조항을 포함시킨 것과 관련, 정식으로 등록된 공연장과 일반 음식점 내 공연 무대에 별개로 적용되는 방역 수칙 탓에 라이브 클럽 공연이 금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을 다루면서 마포구청 관계자가 ‘영업장 내 설치된 무대시설에서의 공연 행위’의 예시 가운데 하나로 “일반음식점에서 하는 칠순잔치 같은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호란이 “모든 라이브 클럽 공연을 ‘칠순잔치’로 폄하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호란은 “저는 공무원으로서 저 사람이 정말로 작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공무원의 신분으로 한 집단의 국민의 생업과 그 생업의 터전을 통째로 모욕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무능하고 멍청한 인간을 방치하면 꾸역꾸역 살아남아서 저 지경으로 입으로 똥을 싸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걸 보여주는 예”라고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 같은 수위 높은 발언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타고 퍼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옹호보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호란의 인스타그램에는 “일반 음식점에서 춤과 노래가 안 되는 걸 지적한 거고 그 사람(공무원)은 자기 할 일을 한 거 아닌가요? 차라리 공무원이 한 말에 대해 정식으로 항의 하시지 님이 남기신 글이 공무원의 말보다 훨씬 악질이고 악플러와 뭐가 다르냐” “구청 관계자는 고스톱 해서 따는 게 아니라 시험 보고 들어간다. 예술적 교양이 예술을 업으로 삼는 호란님보다 떨어질 순 있어도 소극 행정은 ‘교양머리’ ‘소양머리’ 부족한 인간, ‘함께 사는 가족이 불쌍’할 정도라는 말 들을 정도로 쓰레기 짓은 아니다. 정도로 따지면 음주운전이 훨씬 더 위험하고 형편없는, 미개인의 행동이다”라는 지적 댓글이 이어졌다. 호란이 2004년과 2007년, 2016년 3번에 걸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알려져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된 상황에서 선 넘는 발언을 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호란은 “전형적인 ‘메시지를 공격할 수 없으면 메신저를 공격한다’는 전략으로 그 의도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다”라며 “음주운적 전적과 제가 몸 담고 있는 필드에 대해 공무원이 공무원의 신분으로 저 수준의 모욕적인 언사를 공식 인터뷰에서 한 것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비판한 것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비난이 이어지자 호란은 5일 오후 현재 인스타그램 댓글 기능을 제한한 상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