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착륙 국제비행 면세쇼핑 인기, 여행사는 해외 특산품 판매…“뭐라도 하자”에서 시작, 나름 쏠쏠
#무착륙 국제비행하며 면세 쇼핑까지
먼저 항공사들의 고육지책으로 시작된 무착륙 관광비행이 최근 쇼핑관광으로 거듭나고 있다. 무착륙 관광비행은 지난해 10월 국내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하나투어가 처음 시도했다. 무착륙 관광비행 이벤트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등장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매스컴을 타면서 티켓이 하루 만에 매진되는 등 호응이 좋았다.
무착륙 관광비행 이용객들이 구입한 면세품을 들고 탑승구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게다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주말 이틀 동안 1일 3회 운항제한 조건으로 국제선 관광비행을 허가하면서 무착륙 국제비행에서 기내 면세 쇼핑이 가능해졌다. 이후 항공사들은 기내 면세 쇼핑을 무기로 새해 일출‧일몰 상품을 비롯해 시즌에 따라 각종 테마를 입혀 혜택과 이벤트를 더한 관광비행 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국제선 관광비행의 수요도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에어부산은 2020년 1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총 7회 관광비행을 운행했는데 평균 탑승률이 90%를 웃돌았다. 꾸준한 수요에 항공사들은 너나없이 국제관광비행 운항에 뛰어들고 있다. 덕분에 관광비행의 테마는 점점 다양해지고 상품가는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다. 현재 상품가는 최대 반값까지 떨어졌다.
2020년 12월 아시아나항공의 첫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가가 25만 원이었는데, 2월 현재 상품가는 최저 14만 원부터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2월부터 마일리지로도 관광비행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에어부산은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을 올해 1월에 9만 9000원부터 판매하다가 2월 24일 출발 상품은 4만 9000원까지 낮췄다.
올해부터 첫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을 운영하는 대한항공도 전세기 상품 가격이 다운되는 추세다. 2월 27일 대한항공 관광비행 전세기는 퍼스트 클래스가 70만 원, 비즈니스 클래스가 50만 원이다. 하지만 3월 출발하는 전세기 상품은 퍼스트 클래스가 49만 9000원, 비즈니스 클래스는 39만 9000원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는 승무원들의 관광비행 체험기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며 홍보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인스타그램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관광비행 상품을 알리고 있고, 하이에어도 현지투어 플랫폼 클룩과 함께 3월 1일 아침 운항하는 울릉도 상공 일주 상품을 내놨다.
항공사들은 저마다 면세 할인율을 확대하고 면세품 특별 할인 프로모션 및 무료 쿠폰과 보너스 상품 등을 증정하며 면세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유명 트롯 가수 공연을 더한 ‘무착륙 비행 콘서트’ 상품까지 선보였다. 이벤트성으로 시작됐던 관광비행 상품에 수요가 안정적으로 들어오면서 상품도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항공사는 관광비행 티켓을 판매하면서 기내 면세 판매로 실속을 챙길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하며 기내에서 면세 쇼핑을 할 수 있다. 최근 항공티켓 가격까지 내려가면서 관광비행은 1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누구나 선택할 만한 매력적인 상품이 되어 가고 있다.
#일단은 여행 빼고 쇼핑만
한편 해외여행 전문여행사에서는 해외 특산품을 현지 가격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참좋은여행은 현지여행사 및 쇼핑센터와 연계해 해외여행 시 필수 쇼핑 아이템이었던 상품을 선구매해 현지 가격으로 판매하는 ‘참좋은마켓’을 열었다.
참좋은여행이 현지 여행사 및 쇼핑센터와 연계해 해외여행 시 필수 쇼핑 아이템이었던 상품을 선 구매해 현지 가격으로 판매하는 ‘참좋은마켓’을 열었다. 사진=참좋은여행 제공
해외여행을 갔을 때 특정국가에 가면 꼭 하게 되는 쇼핑, 즉 ‘머스트 해브 아이템’을 현지에 직접 가지 않고 여행사를 통해 비대면으로 사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여행이 빠진 쇼핑옵션이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고객들의 허전함을 달래드리기 위해 해외여행 시 반드시 구매하는 필수 쇼핑 아이템을 현지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각 상품의 판매개수가 1000~3000개 사이로 아직 매출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서 매출보다는 고객관리에 목적이 있다. 또 현지 여행사 및 쇼핑센터와의 관계 역시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반응은 좋다. 현재 4차 판매로 세럼 화장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1차부터 3차까지는 모두 완판됐다. 그간 완판된 상품은 발사믹식초, 아르간오일, 올리브오일 등이었다. 상품가는 5만~10만 원선으로 현지에서 쇼핑하는 가격과 동일하다. 참좋은여행은 “해외직구 최저가로 사는 것보다 싼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선 구매 후 발송되기 때문에 배송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참좋은여행은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최근 사업목적에 판매업을 추가로 넣었다. 향후에는 아예 정식 아이템으로 판매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모두투어도 현지 쇼핑 아이템 판매를 시작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