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단일화 협상 과정…안 “오세훈, 상대에 예의 지켜라” 비판
오세훈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후보의 단일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안철수 때리기’에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동행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없고, 이런 것을 피하는 협상이라는 것은 이뤄질 수도 없다”며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후보들 간 일정한 토론을 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안 대표를 저격했다.
국민의힘 측은 TV토론과 유튜브를 활용한 토론 등 토론 횟수를 최대한 많이 늘리자는 주장인 반면, 국민의당 측은 후보등록 마감일(19일)이 코앞에 다가온 만큼 토론 횟수를 늘리는 데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선거 출마시 당명과 기호를 빼자’는 안 후보 측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 당은 오세훈 후보를 ‘기호 2번 오세훈 후보’로 정한 거지 ‘자연인 오세훈’이 아니다”라면서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자기 당 기호와 이름을 내거는 후보여야지 어느 ‘자연인 후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인 위원장 발언은 정말 모욕적”이라며 “저는 단일화 일정에 맞춰 토론을 하자고 했을 뿐, 토론을 피한 사실이 없다. 토론을 오전, 오후 하루에 2번씩 해도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어디서 엉뚱한 소리를 듣고 엉뚱한 말씀을 하시는지, 도대체 그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며 “야권 단일화 상대에게는 서로 존중하는 것이 단일화 취지에도 맞고 양쪽 지지층을 뭉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상식 아니겠나.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의 그런 옹고집과 감정적 발언에 한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후보가 15일 단일화 협상 대상인 오세훈 후보를 향해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후보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 대상인 오세훈 후보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어제 야권의 모든 분들이 참여하는 대통합추진을 통해 더 큰 2번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오세훈 후보는 그 화답으로 분열을 말했다”며 “놀랍고 충격적이다. 그렇다면 나와 단일화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안 후보는 이어 “아무리 급해도 단일화 협상 중인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며 “이런 언행은 야권 지지자들의 실망과 이탈을 가져와 결국은 같이 죽는 길이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